○ 대구희망원인권유린및비리척결대책위원회(이하 대구희망원대책위)는 대구지역 42개 시민사회단체 ․ 노동단체 ․ 정당이 결성한 조직으로서 대구시립희망원의 인권유린과 비리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의 세 차례에 걸친 조사,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 대구시 특별감사 및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등 언론보도로 대구시립희망원 내 일어난 인권유린과 비리는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며 파장이 커져가고만 있습니다. 천주교가 그간 우리 사회를 위해 보여준 ‘빛과 소금’의 역할과도 너무나 거리가 멀어 온 국민이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대구희망원은 대구시가 직접 설립한 ‘시립’시설이며, 국가 및 시보조금 120억원이 연간 지원(2015년 결산)되는 전국 두 세번째 규모의 사회복지시설입니다.
○ 이에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이 사태의 엄중한 현실을 천주교대구대교구가 겸허히 수용하여 대국민사과문을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을 촉구합니다. 더불어 대국민사과문에는 아래 내용이 함께 포함되어 현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납득할 만한 선행조치를 이행에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충격과 실의에 빠진 국민들과 신도들의 상처를 조속히 치료하기 위한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합니다.
○ 첫째, 그간 일어난 대구시립희망원의 생활인다수사망 및 은폐조작, 생활인강제노동 및 착취, 생활인폭행, 공무원친인척채용 등 인사비리, 생계비 등 각종 횡령, 문서파쇄, 부정선거 등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교구차원의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자 처벌을 약속해주십시오. 대구시립희망원이 1958년에 설립되어 1980년부터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36년째 운영한 시설임을 감안할 때 교구차원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 둘째, 현직 희망원 원장·간부·사건관계자를 즉각 직무정지 해주십시오. 이들은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이 사태를 불러 온 것도 모자라 은폐 조작한 사람으로 무한책임을 져야할 당사자들입니다. 또한 이 사태를 해결할 능력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현 사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기존의 집행부를 그대로 둔 채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들 뿐입니다. 혁신적 사고와 권한을 갖는 새로운 기구에 의해 성역없이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책임자 처벌이 될 때만이 국민적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구 구성과 이후 활동에 대해 대구희망원대책위와 긴밀하게 논의할 것을 약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 셋째, 대구시립희망원 내 일어난 총체적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구시에 운영권(수탁) 반납을 약속해주십시오. 지난 수십 년간 일어난 사건에 대한 진정한 책임의 통감은 궁극적으로 운영의 개선이 아니라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수탁 반납을 통해 집단수용시설의 근본적인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일입니다.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적절한 시점에 수탁을 반납할 것을 미리 약속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 많은 상처를 안고 위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천주교대구대교구가 혁신하고자 하는 진정성마저 의심받아 계속해서 시민사회와의 갈등을 야기할 것입니다. 수탁반납이야 말로 가톨릭의 진정한 반성의 바로미터입니다. 이를 통해 대구시립희망원의 실질적 책임 주체인 대구시가 직접 나서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운영 혁신방안을 마련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지난 2016년 6월 12일 환자와 장애인을 위한 특별희년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월한) 신체를 가진 것이 대중의 신화가 되고 거대한 사업이 되어버린 시대에서 불완전한(장애) 것은 감춰야만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배계층의 행복과 평온이라는 (사회)시스템을 위기에 빠뜨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불완전한 신체의)사람들을 격리해서 돌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질병과 장애에 대해 눈을 감은 것과 같은 착각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이상 대구시립희망원으로 격리되어 집단으로 통제되어 발생했던 모든 차별과 폭력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천주교대구대교구가 두 팔을 걷고 나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모색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성역 없이 진실이 밝혀지고 인권이 지켜지는 그날까지 이 문제를 놓지 않겠습니다.
2016년 10월 13일
대구시립희망원인권유린및비리척결대책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