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주민제안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해명(변명)들... 기준없고, 방향을 잃게 한 것은 대구시다.(8.16)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주민제안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해명(변명)들... 기준 없고, 방향을 잃게 한 것은 대구시다 |
지난 7월부터 우리복지시민연합(이하 복지연합)은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공무원참여예산제도로 변질되고, 주민제안사업 제출과정과 분과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공무원 개입의혹 등을 문제제기했다. 문제제기의 목적은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도’의 개선을 통해 제대로 된 정착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대구시의 해명을 보고 있으니 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지를 알 것 같다. 8월 19일 2017년 제안사업 결정 총회를 앞두고, 그 흐름을 추적해 본다.
1. 첫 번째 대구시 해명 (7월 7일) : 주민참여예산사업은 민원성 사업
첫 시행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제안사업의 80%이상이 ‘민원성 사업’이라는 뉴스보도.
“재원이 많이 부족한 쪽(구,군)에서 아마 더 많은 제안이 있지 않았나... 그런 것을 저희가(대구시가) 해소해주고, 해결해 주는 그런 사업이니까...” |
대구시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제도가 민원성 사업을 해소, 해결해 주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2. 두 번째 대구시 해명 (7월 22일) : 제도를 잘 모른다며 시민 탓, 심사까지 개입
2년 차 주민제안사업 부적격사업 검토에서 대구시와 8개 구군이 기준을 지키지 않고, ‘심사’에 까지 관여한다는 지역일간지 지적에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가 낮은 반면, 지자체 사업부서는 사업내용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사업부서에서 주민제안사업의 실현가능성과 사업타당성, 주민수혜도에 대한 의견을 첨부할 수(개입할 수)밖에 없다.” |
뜬금없이 시민의 이해도가 낮고 공무원은 높아 심사과정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해명을 하며 오히려 시민 탓으로 돌렸다.
대구시가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대한 홍보와 교육기회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제공한 적이 있었던가? 또한 복지연합은 대구시가 정한 ‘부적격사업’ 항목에 해당하는 사업을 시와 구·군 담당부서에서 ‘적정’이라고 표기한 몇 건의 사업들에 대해 시와 구군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로 직접 확인 하였는데, 양측 다 부적격사업 항목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 사업이 좋은 것 같아서...’라는 황당한 말까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민공모위원의 고유권한인 심사까지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황당한 사안에 대해 대구시 공무원들은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취지를 알고는 있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
3. 세 번째 대구시 해명 (8월 5일) : 오락가락 행정과 시민단체 협조 운운.
접수된 2년차 주민제안사업에서도 절반이상이 민원성 사업이라는 지적에는,
“주민제안사업에서 주민의 불편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을 빼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 시행 2년 만에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를 완벽하게 살릴 순 없다. 앞으로 보완해 나가겠으니 시민사회단체도 애정 어린 협조를 해주길 바란다.” |
민원성 사업이 대부분임을 인정하고 결과적으로 민원성 사업을 빼면 제대로 된 사업이 없다고 항변한다. 대구시가 정한 ‘부적격사업’ 항목에 포함되어도 할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기준을 정해놓고도 적용하지 못하는 오락가락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는 대구시가 주민참여예산 조례를 만들고 시행할 때까지 ‘애정 어린 협조’를 해 왔다. 타 지역에서 일어난 문제점들을 교훈삼아 개선안을 제시한 시민단체의 이 ‘애정 어린 협조’를 하나도 수렴하지 않은 쪽은 대구시다. 이제서야 협조 운운하지 말라.
4. 네 번째 대구시 해명 (8월 11일) : 매년 같은 장소에 CCTV 설치? 부적격 사업에 대한 계속된 황당 답변, 공무원 직·간접 개입 시인하나?
전년과 올해도 제목이 같은 민원성 사업이 많은 것에 대해 공무원 개입, 부적격 사업에 대한 공무원의 ‘적정’표시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뉴스에서는,
“저희들은 검토의견을 내 주는 거지 그게 확정된 거는 아닙니다. 제목은 같아도 설치장소, 제안자는 다 다릅니다..... 사전컨설팅을 받는 주민은 아직 10 ~ 20% 정도도 안 되지 싶습니다.” |
대구시는 검토의견이라고 변명하지만 대구시가 정한 ‘부적격 사업’ 항목 적용도 부서별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더 나아가 각 분과위원회 심사과정에 담당부서 공무원이 여럿 배석하여 대구시 의견을 관철시킨 행동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CCTV 등은 작년과 토시하나 틀리지 않게 제안한 대표적 사업인데, CCTV를 같은 장소에 같은 제안자가 내는 것이 가능한지 오히려 묻고 싶다. 해명도 제도를 정확히 이해해야 해명을 할 수 있음을 인지하기 바란다.
또한 해당 공무원에게 사전컨설팅을 받은 주민이 10 ~ 20% 정도라는 것은 시민들에게 충분한 홍보를 못했다는 것이며, 80 ~ 90%는 공무원이 직, 간접적으로 주민제안사업에 개입했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지금껏 대구시의 해명들을 보면, 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오락가락하는지 이해가 된다. 기준이 있지만 기준을 모르고, 주민참여예산제도의 기본 취지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면서 주민참여예산을 쌈지돈으로 여기는 것은 시, 구·군 공무원이다. 주민참여예산 취지인 예산의 투명성, 참여의 민주성을 묵살하는 것은 관료적인 행정임을 알아야 한다.
시민들을 탓하지 마라. 행정이 오락가락하여 본인들도 이해가 안 되는걸 어떻게 시민들에게 이해시키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