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품위있는 죽음을,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장례’
유경진_대구쪽방상담소 행복나눔의집 간사
‘공영장례’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보통의 시민들은 가족의 품에 안겨 영면에 들고, 그 가족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장례 절차를 통해 배웅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없는 이들도 있겠죠. 그리고 불행히도 앞으로 우리 사회는 그러한 가족해체와 단절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이들이 변변한 장례 의식도 없이 떠나고, 생전에 지인들은 빈소에 방문해 꽃 한 송이 놓으며 추모할 기회도 잃는다면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영장례란 이런 무연고자 및 저소득층의 장례 지원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기존의 무연고자나, 시신 인수가 거부된 망자들은 변변한 장례의식 없이 발 화장되고, 납골당에 안치되었습니다. 이것을 빈소 없이 바로 장례가 마무리된다고 하여 ‘무빈소직장’이라 일컫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광역시는 2022년 2월 28일 ‘대구광역시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장례를 치를 수 없는 무연고자 및 저소득층의 장례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현재 대구시는 250명의 공영장례를 수행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고 있으나, 실제 수행한 총 건수는 23년 기준 140명입니다. 23년 쪽방상담소가 파악한 무연고자 사망자는 대구시 전체 구·군에 28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장례를 실제로 수행하는 구·군별 지자체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24년 8월 29일, 대구쪽방상담소와 뉴스민이 함께 취재한 기사의 자료를 인용하면, 2023년 기준 무연고 사망자 대비 공영장례 지원 비율은 남구청이 82.6%(19건)로 가장 높고 동구청 76.7%(46건), 달서구청 64.4%(29건), 북구청 63.2%(24건), 서구청 47.5%(28건), 수성구청 33.3%(10건) 중구청 17.9%(5건) 순이였습니다. 이는 조례가 제정되었음에도, 실제 무연고자의 사망에 관해서 지자체의 공영장례 수행의 차등이 있음을 나타내는 자료입니다. 이는 각 구.군별 공영장례제도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나, 행정력의 차이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공영장례에 대해 쪽방상담소 현장 실무자인 제가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바로 공영장례 제도에 대해 일선 지자체의 이해도와 행정력의 부족을 직접 겪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구쪽방상담소에서 관계를 맺었고, 공영장례 수행을 희망했던 동료 쪽방 주민분이 있었으나, 중구청의 미흡한 행정처리와 안내로 빈소도 없이 장례가 치러지고, 납골당에 와서야 만날 수 있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이를 겪으며 실제 홀로 쓸쓸이 가는 동료들을 만나고 애도하며 보낼 수 없는 기회를 가지는 경험들이 더 많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면 한계상 더 자세한 내용은 QR코드의 보도내용을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시민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누구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항상 희망합니다.
<출처> 우리복지시민연합 월간 '함께하는 세상' 통권 324호(2024년 9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