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_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대구광역시의 보건의료 현황을 보면 대구의 기대수명은 81.8세로 전국 17개 시도 중 5위로 좋으나, 소득 간 기대수명 격차는 6.8년으로, 8번째로 격차가 크다. 건강수명은 66세로 9위이며, 소득 수준 간 건강수명 격차는 12.7년으로, 3번째로 격차가 크다. 이러한 소득별 기대수명 격차의 주요 원인은 뇌혈관질환과 허혈성 심질환, 알코올성 간질환, 자살 등이며, 주요 원인을 해결할 때, 2년의 기대수명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대구의 의료기관 분포를 보면 상급 공공 종합병원 2개소, 상급 민간 종합병원은 3개소, 공공 종합병원은 2개소(대구의료원, 대구보훈병원), 민간 종합병원은 12개소, 병원 93개소, 요양병원은 72개소로 상대적으로 많은 급성기 병상에 비해 요양 병상이 부족하다. 또한, 의료전달체계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할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부족하여, 종합병원이 담당해야 할 중환자 병상과 응급 병상이 적어, 이들의 역할을 상급종합병원과 병원이 지탱하는 결과로 이어져 상급종합병원의 과밀화(특히 응급의료의 과밀화)와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를 해결할 중요한 방법으로 제시되었던 두 개의 축 중 하나인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이 무산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남 진료권의 책임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의 기능을 강화하여 실질적·포괄적 종합병원으로 만드는 일이다.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외과(정형외과, 신경외과, 외과), 심뇌혈관 센터 등의 진료 기능의 강화가 필요하다. 이는 대구지역의 응급 병상과 중환자 병상 부족 문제, 응급의료 과밀화 문제, 지역 응급의료센터 부족 문제, 소아 응급 진료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대구시민을 위해 반드시,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대구의료원의 상황은 이와 거리가 있다. 의사 인력은 충분히 충원은 되지 않고, 30억을 들여서 산 뇌혈관 조영술 기계로 하루에 소수의 환자를 진료하는 건 30억을 방치하는 것이다. 자살 시도 환자에 대한 집중 치료시설인 생명존중센터는 올해 초 의사 인력의 퇴사 후 재정적 지원 없이 닫았다가 우리복지시민연합이 언론에 제보한 후 급히 다시문을 열겠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전임 시장의 제2 대구의료원 설립 결정을 폐기하고, 대구의료원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호언장담한 홍준표 시장은 부디 공약을 지키기를 바란다. 대구 시장은 대구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책무가 있다.
결론적으로 대구광역시는 서남 진료권의 책임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에 재정투입을 하여 진료 기능을 강화해야 하며, 동북 진료권의 지역 책임의료기관 지정을 서두르고, 권역별 책임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의 역할 및 공공성 강화를 강제하여, 이들 책임의료기관 간 연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출처: 함께하는 세상 통권 321호(202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