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교통수단 요금인상, 장애인들의 시민권 요금은 도대체 얼마입니까?
■ 박동균_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생계를 위해, 학교에 가기 위해, 병원 진료를 위해, 바쁜 일상 속 휴식을 위해 시민들은 각자 다양한 이유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시민들 역시 우리 사회에는 존재한다. 정확히는 우리 사회가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을 막아놓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정부에서는 이들을 두고 ‘교통약자’라고 칭한다.
대구시에서는 2009년부터 대중교통 접근이 어려운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대중교통을 대체·보완하기 위해 나드리콜을 운행하고 있다. 특히, 특별교통수단(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설비가 장착된 차량)은 휠체어나 전동스쿠터 등을 이용하는 중증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이동할 기본적 권리로서, 시민의 권리로서 지역사회에서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23년 특별교통수단 광역 이동 의무를 명시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시행령 개정과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고령화로 인해 나드리콜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에서는 과도한 수요와 재정 악화를 내세워 ‘특별교통수단(나드리콜) 이용요금 현실화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나드리콜 요금인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대구시를 통해 연구용역의 주요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의 주요 결과로 기본요금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기본으로, 시내/시외 이용요금 한도를 현행 각 3,300원과 6,000원에서 4,500원과 9,000원으로 인상하거나 최악의 경우 요금 한도를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택시 요금체계로의 개편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와 부족한 차량, 이와 맞물려 상승하는 이용자의 대기시간 문제, 그리고 대구시의 재정 악화 문제 등 산적한 문제들을 요금 인상의 이름으로 이용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즉, 자유로운 이동권을, 시민권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추가 요금을 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구시가 이동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부족과 그로 인해 나드리콜을 단순히 교통약자의 복지나 이동편의를 위해서 운행하고 있는 복지정책 정도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연구용역 진행에 앞서 우리는 수차례 면담과 의견서 제출의 방법으로 나드리콜 요금인상에 대해 우려와 반대를 표명해왔다. 장애인 등의 교통약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저상버스와 교통기반시설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사회 구조적 문제 속에서 이들의 이동할 권리,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해야 함을 거듭 지적했지만, 이는 반영되지 못했다.
2001년 이동권 투쟁을 시작으로 장애인들은 자신들을 단순히 복지의 수혜자가 아닌 권리의 주체인 시민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해왔다. 대구시가 이러한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시민권을 갖고 저울질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길 바라며, 대구시에 묻고 싶다.
“장애인들의 시민권 요금은 도대체 얼마입니까?”
* 출처 : 우리복지시민연합 월간 <함께하는 세상> 통권 323호(2024.8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