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_우리복지시민연합 공동대표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회원 여러분에게 기쁜 일과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내외 상황이 여러모로 그러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미국과 중국의 대립 등 불안정성이 점점 커져 가고, 국내적으로는 IMF 이후 최대 연속 무역적자, 경기침제, 소비자물가 상승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망망대해의 난파선처럼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위기일수록 국민의 동의를 얻고 힘을 모아 그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마음은 불안할 뿐입니다.
경제가 어렵고 서민의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국가는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행위를 정치라고 합니다. 정치는 사회적으로 생산된 가치를 재분배하는 과정입니다. 한정된 사회자원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분배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돌아가게 결정하는 의사구조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해관계가 비슷한 사람들이 뭉쳐 이익집단을 만들고 그 이익을 관철시키려고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정치를 주도하는 주체의 정체성에 따라 재분배의 과정이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정치가 어떠한 했는지는 교수신문에서 한해를 평가하면서 매년 선정하는 사자성어를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2023년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입니다. 말 그대로 ‘눈앞의 이익에 쫓느라 의로움을 잊어버린다’라는 뜻입니다. 이번 정권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예산을 보면 그 우려가 더 커집니다. 2024년 정부 예산은 656조로 전년에 비해 2.8% 증가하였습니다. 문재인정부 5년 평균 증가율 8.6%에 비해 한참 낮은 수치이고 지난 20년 이래 최저수치라고 합니다. 실질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예산을 줄인 것입니다. 법인세 인하 등 윤석열정부 이후 시행된 부자감세정책으로 인한 세수부족으로 야기된 문제라고 하니 서민들에게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경기침체와 먹고사는 민생의 문제의 어려움을 역행하는 예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구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홍준표시장 취임 이후 보건과 복지부문 조직은 축소하고 예산은 삭감되고 복지정책은 후퇴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한해로 끝날 것 같지 않아 더욱 걱정입니다.
올해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습니다. 선택의 기준이 당이 아니라 시민의 입장을, 서민들을 잘 섬길 수 있는 사람을 뽑았으면 합니다. 공천만 하면 당선되는 보수의 심장 대구라고 하지만 이번만은 선택의 기준이 달랐으면 합니다. 정부가 가는 잘못된 길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단 한 번 남은 기회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빨간색의 물결이 아니라 여러 색이 어우러지는 ‘Colorful’한 대구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그렇게 되어, 우리복지시민연합의 “복지 폼나게 누려보자”라는 슬로건처럼 복지를 폼나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복지의 사전적인 의미처럼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며 합니다. 이번 총선이 그 변화의 첫걸음이였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