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철_자원봉사능력개발원 사무처장
대구시로부터 민간위탁사무계약을 통해 운영 중인 기관 중 한 곳인 주거복지센터가 민간위탁사무에 대한 대구시의 정비에 포함되어 공공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고, 몇몇 언론보도의 내용과 대구시의 홈페이지에 등록된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재차 확인하였다. 대구시의 해당 부서는 이에 대해서 보도자료 발표 이전 어떠한 언급도 없었고, 발표 이 후 민간기관이 먼저 사실관계의 여부를 물으니 사실임을 확인해주었다. 이번 조치에 대한 결정적 권한을 가진 시정혁신단에서 결정된 사안이니만큼 결과가 번복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까지 덧붙여 주었다.
관행적, 반복적, 비효율적 사무,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비라는 대구시의 정비조치 이유에 동의할 수 없어서 기관평가결과, 수상경력 등 반박할 많은 자료들을 찾았고, 지금도 자료들을 정리해서 반박의 논리를 만들고 있다. 과정에서 유일하게 대응하기 힘든 이유는 공공성 강화라는 논리다. 민간위탁을 통해 운영되던 주거복지센터를 대구도시공사를 통해 운영함으로써 공공성을 더 강화하겠다는 논리는 그나마 본 센터가 관행적, 반복적, 비효율적 사무라는 이유로 민간위탁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었다라는 유일한 핑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성 강화를 위해 민간위탁을 종료하고 대구도시공사를 통해 운영하겠다 했으니 대구시는 책임 있는 행정을 통해 이번 조치로 실질적인 시민들의 주거복지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해야할 의무가 있다. 대구시장을 비롯한 결정에 관여한 시정혁신단의 관계자 등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강화된 주거복지정책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실행을 통해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럼 시민의 입장에서 주거복지센터의 과거와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더 있다면 향 후 공공이 시행하게 될 주거복지센터의 미래를 예측하고 잘못했을 때 책임도 묻기 쉬울 것이니, 우선 간략하게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자. 2016년 주거기본법이 제정되기 훨씬 이전인 2008년부터 주거복지와 관련된 시민단체인 대구주거연합과 민간법인인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은 ‘시민들의 보다 실질적인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의기투합하여 대구주거복지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주거복지상담, 쪽방 등 주거취약계층주거상향, 긴급임대료지원, 저소득층 이사지원 등 시민들의 삶 속에 보다 실제로 필요한 주거복지와 관련된 욕구들을 해소하고 그러한 서비스들을 정책화하고자 노력하였으며, 공공의 예산지원 없이 민간예산으로만 운영하였다.
주거기본법 제정 이후 서울을 비롯한 지자체들은 조례를 제정하고 조례에 근거해서 예산을 마련하고 센터들을 설치하기 시작하였다. 법적 근거가 없는 시기에도 민간에 의해서 활발히 주거복지사업이 펼쳐진 서울, 대구, 전주, 원주 등 지역은 민간위탁의 형태로, 민간의 활동이 없던 지자체들은 해당 지역의 도시공사를 중심으로 주거복지센터를 설치하고 업무를 수행하였다. 센터당 2명~3명 정도의 인원이 10여개 내외의 세부사업들을 1~2억원 규모로 수행하고 있으며, 각종 후원, 프로젝트를 통해 수행되는 활동들을 포함하면 공공에서 지원받는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때론 긴급하게 발생되는 사회문제에 대한 대응, 사업의 시기, 응급성, 예산규모 등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인력과 예산의 투입을 늘리고 조정배치 하는 등의 민간기관으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제 주거복지센터는 공공에서의 운영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하였으니, 우리는 강화를 위한 예산과 인력투입의 증대, 사업의 확대와 세분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가 잘 되고 있는지 꼼꼼히 챙겨보고 잘해나갈 수 있도록 감시와 격려, 때론 질책을 준비할 시간이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2년 10월호 통권 30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