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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생각] 기후위기의 불평등과 대구

 

진상현_ 경북대학교 행정학부 교수

 

진상현_ 경북대학교 행정학부 교수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라는 이름의 민간 연구소가 있다. 10년 전부터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를 고민해오는 곳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후정의」라는 제목의 단행본도 이 연구소에서 발간되었으며, 정부의 그린뉴딜 전략에 ‘공정한 전환’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될 수 있었던 데에도, 이들의 역할이 컸다. 그렇지만 필자는 기후변화 특강을 요청받을 때면, 이처럼 진정성을 지닌 연구소가 아니라 ‘빌 게이츠’를 자주 인용하곤 한다. 왜냐하면, 널리 알려진 인물이 청중들로부터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명한 빌 게이츠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세계 최고의 부자이다. 다만 인생 후반기에는 경영에서 손을 떼고 “빌 앤 멀린다 재단”을 설립해서, 아내와 함께 인류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이 사회활동가로 전환한 빌 게이츠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기후변화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재단이 빈곤을 타파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아프리카의 사막은 넓어지고 식수는 줄어들고, 사라지는 목초지를 놓고 부족들 간의 전쟁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인류의 가난과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빌 게이츠는 올해 2월에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단행본을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서 빌 게이츠는 기술·시장·정책이라는 의미 있는 해법도 제시할 수 있었다.

 반면에 지난 7월 한국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온실가스의 순(純) 배출량을 제로로 바꿔나간다는 “탄소중립”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탄소중심”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착용해 설화를 빚은 바 있다. 여권에서는 정치권에 갑자기 등판한 검찰총장의 실력 부족을 보여준다며 비난을 퍼부었지만, 민주당도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제대로 된 인식을 지닌 것 같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에도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으며, 정권 후반기의 코로나 시국에서 급조되었던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선언으로 인해 비판에 직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는 기후변화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후보들에 대해 대통령의 자질마저 의심하는 상황이 되었을 정도이다.

 그로 인해 이제는 사회복지도 기후변화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겨울철 가장 많은 후원금이 모금되던 ‘사랑의 연탄 배달’도 지금은 기업들이 화석연료의 보급 대신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주택 단열 개선이나 전등 교체 사업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폭염에 고생하는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이 마련되었을 정도이다. 이때 대구는 탄소중립을 중앙정부보다 앞서 선언했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해야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폭염으로 유명한 대구는 온열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복지의 안전망을 서울 보다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 하는 도시이다. 그렇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은 기후친화적인 탄소중립 도시 대구의 비전을 제시하는 시장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1년 11월호 통권 290호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21-11-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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