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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생각] 우리나라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운동과 시민참여: 장애아동 가족이 쏘아 올린 작은 공

▲ 2017.9.17. 국회에서 무릎을 꿇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요구하는 토닥토닥 김동석 대표와 장애아동 가족

최권호_ 경북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토닥토닥 이사

 2013년 12월 소아낮병동 병상운영 촉구서명운동을 하던 대전의 여섯 장애아동 가족이 모여 토닥토닥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이 시작될 당시 이 모임이 전국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운동으로 확장될 것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들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전국으로 퍼졌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대전에서 2022년 10월 개원을 목표로 설립 중이며, 전북, 경남, 강원, 충북, 전북 등에 6개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및 센터 설립이 확정되었다.
 “재활난민”이라는 말이 있다. 시장에 포섭된 민간중심의 의료전달체계 내 소아재활의료는 과소 공급되고 있고, 그나마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중증 장애아동은 치료를 위해 장기간 대기해야 하고, 치료 기간 제한 때문에 병원을 옮겨 다녀야 한다. UN아동권리협약 제23조 ‘장애아동의 특별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기대와 달리 가장 기초적 권리인 장애아동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박탈된 권리는 당사자에 의해서도, 타인에 의해서도 제대로 주장되지 못했다. 보호자는 24시간 아이를 돌보아야 하고, 시민사회영역에서는 다른 이슈가 선점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장애아동의 의료적 문제는 여전히 동정적 관점이 강한 영역이기도 하다. 사회는 후원모금 사연으로 이들을 소비한다.
 토닥토닥은 설립 초기 선의를 요구했다. 2013년 개원한 대전·충청권역 재활병원(충남대병원)에 소아낮병동을 운영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근본적 문제해결을 요구했다. 뜻을 함께하는 대전 시민들과 함께 2014년 9월 대전어린이재활병원 시민추진모임을 설립하게 되었다. 넥슨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이 병원설립 모금 캠페인을 통해 민간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과 달리, 토닥토닥은 초기단계부터 정부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요구를 했던 것이다. 이는 대전 시민 다수의 호응을 얻으며 확장되었다. 초기의 운동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와 전국적인 촛불집회와 함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논의는 주요 정치적 의제에서 사라질 뻔 했다. 하지만 토닥토닥의 끈질긴 노력 끝에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자 토닥토닥은 정부에 맞서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2018년 6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 공모안을 발표했다. 이 공모안에서 병원 규모를 비롯하여 그 내용과 건립 및 운영비 등이 과도하게 축소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병원으로 기능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토닥토닥은 일주일 간 청와대 앞 시위를 통해 “어린이재활병원에서 공공”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였다. 결국, 병원은 규모나 예산, 시민참여방법 등의 한계가 있음에도 계획대로 2022년 10월 개원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대전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운동은 전국으로 확장되어, 현재 9개 지역(광주, 대전, 울산, 인천, 경기, 경남, 경북, 전북, 충북 등)에서 설립운동이 진행 중이다. 전국 장애아동 부모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한 시민TF를 결성하고 연대활동 중이며,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토닥토닥과 시민TF는 국회와 함께 장애인건강권법 개정을 통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은 2003년 시작되어 2020년에 병원을 개원하였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2005년 ‘기적의 어린이재활병원’ 캠페인을 통해 2016년 개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운동 초기 폭발적인 시민참여와 이재명 경기지사와 같은 걸출한 활동가들의 헌신이 있었다면, 푸르메재단의 설립운동 초기에 세련된 모금전략과 대기업의 고액기부가 있었다. 진행 중인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운동은 앞으로 어떻게 평가될까? 분명한 것은 앞선 운동들에 비해 활동가들이 더 걸출하지도, 전략이 더 세련되지도 않았던 것 같다. 2010년대 중반의 정치적 기회구조와 장애아동 가족의 운동 간 함수관계가 어떻게 새로운 지형을 열었는지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 마키아벨리가 말한 포르투나(fortuna)라는 운명이 비르투(virtu), 즉 덕성이 뛰어난 시민운동단체를 선택한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 평가는 내려놓고, 일단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바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설립과 운영과정이 왜곡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시민의 눈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시민의 눈은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열려 있어야 할 것이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1년 6월호 통권 2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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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21-06-30(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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