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식 이후 여러 모임은 있었으나 ‘공간 W’에서 열리는 공식적인 첫 행사로 ‘우병걸 저자와 함께하는 15인을 위한 첫 번째 북콘서트’가 11월 18일 (금) 오후 7시 우리복지시민연합 ‘공간 W’ 1층에서 열렸다. 이번 북콘서트는 권정택 우리복지시민연합 공간위원장의 사회로 1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우병걸 저자는 현재 우리복지시민연합 공동대표이자 지질학 박사로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로 21년 동안 재직했다. 책 제목 그대로 저자는 나이 오십에 재직 중이던 학교에 사직서를 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던 아내도 함께 사직서를 냈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재학 중이던 자녀 둘도 함께 자퇴서를 낸 뒤 온 가족이 함께 세계여행을 떠났다. 책은 세계여행을 통해 저자가 만난 사막부터 별, 바다, 암석, 오로라, 공룡 등의 우리 지구별 이야기를 전한다. 여행 에세이보단 여행 과학에세이가 더 맞는 말이겠다.

어떻게 “다 때려치우고” 가게 되었는가?

 북콘서트는 어떻게 “다 때려치우고 가게 되었나?”에 대한 물음으로 진행되었다. 저자는 대학 입학 후, “사람은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찾았지만, 그 답을 찾지 못하다가 군대에서 보초를 서는 중 “존재엔 이유가 없다”라는 생각이 반짝! 들었다고 말했다. “왜 사는가에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때부터 “바르고 열심히 살자!”라는 삶의 과정이 목표가 되었다며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인생의 휴식시간을 위해

 목표대로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저자는 나이 오십이 다가오니 ‘죽음’이 보이고, 와닿으니 두려움을 느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브레이크를 잡고 삶을 점검해 볼 것을 결심했다. 인생의 휴식시간을 위해 말이다. 그러나 세계여행을 떠날 시점의 경제적 상황은 집 한 채가 유일했다. 본격적으로 떠나기 6개월 전부터 준비했고 교사 생활을 20년 채운 그 해 출발했다.

여행은 ‘가장 쉬운 공부법’

 저자는 여행을 ‘가장 쉬운 공부법’이라 말한다. 현장에서 전하는 감각은 색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공부법도 그 과정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가장 힘든 점으로 ‘연속된 긴장’을 꼽았다. 완전한 자유여행이기에 하루하루 의식주를 해결해야 했고 안전에 대한 고민 역시 긴장을 더했다. 출발 전은 ‘용기’가 출발 후는 ‘유연함’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세계여행 후 캐나다 정착기, 세차 서비스 100회 이용 가능?

 세계여행의 끝은 캐나다였다. 특히 영어 소통 부재로 일어난 일이 많았다. 영어 앞에선 뻔뻔함도 없어진다고 한다. 지인들에게 영어를 못한다고 하면 다들 겸손하다고 하는데 정말 못한다고 강조했다. 세차 서비스를 100회 이용 가능한 줄 알고 결재한 일이 있었다. 알고 보니 100일 동안 세차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100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세차를 하러 가는 것도 일이라 결국 100회 사용을 채우지 못했다고 전했다(웃음).

복지의 나라 캐나다

 저자는 캐나다에서 7년을 거주하며 제일 놀란 것 5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학생들을 태운 스쿨버스가 오면 도로 위 모든 차가 멈춘다. 반대편 차도 역시 그랬다. 두 번째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역시 도로 위 모든 차가 멈춘다. 세 번째는 캐나다 국민들은 법과 규칙을 잘 지킨다고 한다. 국민 의식과 더불어 철저한 단속과 높은 벌금이 한몫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네 번째는 약자 중심 사회복지가 잘 발달되어 있다. 살기 좋은 나라로 캐나다를 설명할 때 캐나다의 복지는 빠질 수 없다. 다섯 번째는 교사의 시각으로 볼 때 평생교육시스템이 잘 되어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무엇을 얻었나?

 지구 안 사람은 결국 자연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단지 그 속에서 적응하고 순응할 뿐이다. 또한, 저자는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 느꼈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 덜었고, 삶에 대한 여유로움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다!”라며 어느 나라보다 시스템과 삶의 방식이 최고임을 강조했다. 덧붙여 우리 국민 스스로가 삶을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꼈으면 하는 당부를 마지막으로 북콘서트는 마무리됐다. 저자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북콘서트는 마지막까지 잔잔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마치 한편의 ‘친절한 과학여행사전’을 연상케 했다.

다가올 12월 15일에는 ‘안병억 저자와 함께하는 15인을 위한 두 번째 북콘서트’가 열린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2년 12월호 통권 3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