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서·북·중구, 3개구가 전체예산의 54%, 도로포장,
공원보수 등 민원성 예산 76.1% -
■ 황성재 _ 복지연합 정책실장
지난 8월 19일(금) 대구시의 2017년 주민제안사업 선정을 위한 주민참여예산제도 총회가 열렸다. 이날 264건(약 102억 원)의 사업이 선정되었고, 시의회에 상정하면 심의, 의결된다. 복지연합은 주민제안사업 제출과정과 심의과정에서의 공무원 개입의혹과 대구시조례에 근거한 주민제안사업의 ‘부적격사업 항목’ 조차 무시하는 해당부서 공무원들의 행위를 지적한 바 있다.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264건, 확정된 사업을 살펴본다.
1. 달서구·북구·중구 3개구가 전체예산의 54% 차지
<표 1> 구군별 예산 및 사업건수
[출처 :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홈페이지 자료. 복지연합 재정리]
▶ 달서구, 북구, 중구 3개구에서 전체 주민참여예산의 54%를 차지했다. 공무원이 주도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일부 드러난 달서구, 북구가 38%의 예산을 차지했다.
2. 보도블럭, 아스팔트 포장, 공원보수 등에 전체예산의 76.1%.
▶ 90% 이상이 시, 구·군의 재정·정책사업으로 지자체예산이나 교부세로 해야 할 사업.
선정된 264건 중 ‘공원 등 관련시설물 설치’, ‘교통시설물 보수·설치’ 건에서만 183건(69.3%)이 선정되었고, 약 77억 4천만 원(76.1%)를 차지했다. ‘CCTV·방범 등 설치’, ‘기타 시설물 설치’ 등 까지 포함하면 전체 예산의 90% 이상으로, 이 사업들은 대구시와 8개 구·군의 재정사업으로 실시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3. 갈길 먼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도. 지금부터 제도개선에 나설 때
▶ 대구시와 구군 공무원의 과도한 개입, 주민제안사업을 홍보하면서 ‘CCTV 설치’를 좋은 예로 명시했지만 분과위 심사매뉴얼에는 CCTV 설치가 부적격 사업으로 규정되어 심사혼란을 주고 시와 구·군의 쌈짓돈으로 변질되었으며 과도한 구·군 경쟁과 대구시와 구·군 간의 연계미흡 등은 대표적인 문제다.
▶ 선정사업 중 대구시와 8개구군의 재정사업이 많다. 하지만 재정사업추진에는 의회심의를 받는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기에 주민제안사업을 우회적으로 시범사업처럼 손쉽게 이용한 흔적도 보인다.
▶ 주민참여예산은 구군의 쌈짓돈이 아니다. 구·군은 형식적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면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을 곶감 빼먹듯이 해서는 안 된다.
▶ 행정과 제안자(시민) 간의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제안자와 충분한 사전 논의가 전제되어야 하지, 지금처럼 행정이 나서 독려하는 관료적인 방식은 안 된다. 장기적으로 참여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행위다.
대구시와 구군 담당공무원들은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의 문제점을 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구시가 해야 할 일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다. 알고도 못 고치는 것은 그야말로 직무유기이기에 대구시의 혁신을 촉구한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6년 9월호 통권 22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