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식 _ 노무법인 지평 대표 노무사
이 시급이 무엇일까? 2016년 시간당 기준으로 서울시 7,145원, 경기도 7,030원, 세종시 7,170원, 대전시 7,055원, 광주시 7,021원. 조금 더 힌트를 드린다. 2013년 경기 부천시와 서울 노원구·성북구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 30여개 이상의 지자체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물론 광주시 등도. 충청권만 하더라도 대전, 세종, 아산시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가 무엇일까?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 합계 출산율 최저, 자살율 1위인 나라. 슬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7대 대 도시 중 청년실업률과 고령화율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가입률이 최저인 도시. 대구의 모습이다. 우리네 삶의 현주소다. 우리는 일을 하지 않으면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 몰리고, 일을 해도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OECD 국가 중 한국은 약 24%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저임금계층이 가장 많고 임금불평등은 가장 심하다. 일을 해도 가난하고, 그 일마저 없다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최저임금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자하는 최저임금이 이제는 많은 사업장에서 표준적인 임금으로 기능하는 현실을 본다. 즉, 최저임금이 왜곡되어 정작 노동자의 기본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생활임금이다. 생활임금은 노동자가 가족을 부양하며 교육·문화 등 분야에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한 임금을 말한다. 생활임금 도입은 사회적 양극화 현상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소비를 진작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정파의 논리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인간다운 삶'이란 근본적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 이제는 기본적인 삶의 질 확보나 인간답게 살 권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송파 세모녀 사건에 복지전달체계의 개선이, 청년실업에 구직구인 미스매치 해소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생활임금은 근본적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생활임금제가 지자체로부터 시작되는 한계가 있지만,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실태 등을 감안하면 딱히 한계라고 보이지 않는다. 당장은 지자체가 직접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생활임금이 지급되는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자체에서 용역을 주는 업체 등에도 적용될 테고, 더 나아가면 민간 영역까지 확대될 것이다. 더군다나 공공부문의 노사관행이 가져올 파급력을 생각하면, 헬조선을 말하는 청춘들에게 응답하는 하나의 대안도 될 것이다.
2019년까지 생활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고 민간부분에서의 도입을 희망한다는 어느 지자체장의 인터뷰기사를 보았다. 애초에는 제도시행 자체를 정하지 않았다가 시민사회 단체의 반발에 부딪혀서 시행시기를 2020년으로 결정한 대구시와 비교되어 슬프기까지하다.
대구시를 복지를 선도하는 도시로, 우리나라를 행복지수 최고의 사회로 만들 수 없을까?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6년 9월호 통권 22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