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작업중이던 용역업체 직원 김모씨가 열차와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다. 김씨는 스크린도어 장애를 신고 받고 출동하여 수리 중 열차가 그대로 진입하였다. 작년 8월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도 용역업체 직원이 같은 사고로 사망하였다.
이번 구의역 사고는 우리 사회가 안전 불감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1년전에도 같은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초 일부언론에서는 개인의 안전조치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몰아가기도 했지만, 이번사고를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를 뒤늦게 알게 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확산되었다. 그래서 구의역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번사고의 당사자가 용역업체 직원 이었다는 것이다. 2인1조 작업을 지키지 않은 용역업체의 안
전수칙 위반을 넘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도시철도기관이 경비절감이라는 이유로 외주화를 남발하는 문제에 해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뿐 아니라 대구도시철도의 경우 현재 여러 업무분야에서 외주화가 진행되고 있다, 청소, 경비분야 뿐만 아니라 전동차 중정비, 역사민간위탁. 열차구내 입환, 승객편의시설 유지보수 등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분야에서 외주화가 진행됐고 현재도 신설되는 업무에 있어서 외주화를 검토 중에 있다. 1,2,3호선 개통이후 하루 45만명의 시민이 대구도시철도를 이용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만큼 안전하게 운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승객안전과 관련된 업무들이 외주화 되어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영세한 하청업체는 안전설비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안전부분에 대한 관리감독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원청에서 일정부분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실제는 정해진 예산만 고려하여 하청을 주고 하청노동자의 사고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공공부문 외주화 풍조 속에서 안전과 관련한 업무를 별도의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안전 관련 여부 보다 기관 경영진의 머릿속에 외주화를 최대한 많이 하도록 부추긴 셈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에서 보듯이 대형참사 이후 오히려 이에 따른 사회적비용은 더 많이 들어갔다.
공공부분에 대한 외주화 흐름을 끊으려면 경영효율화를 중시하는 기조부터 바뀌어야 한다. 공공부문 관리정책 전반에 대한 철학도 바꿔야 한다. 이에 더해 직접적 안전업무의 외주화를 금지하는 법·제도를 마련하고, 사용자 책임 강화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는 안전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집단적 성찰이 있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더구나 철도, 지하철 등 공공부문에서의 사고는 대구지하철화재참사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듯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가 있다.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안전에 대한 인식 전환과 근본적인 원인규명에 이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6년 7월호 통권 22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