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왜 우는걸까? <이권성 회원>
학창시절 복사를 하려 찾아간 학원교무실에서 한 선생님의 뜬금없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
쌤 : 짹짹, 이 소리가 뭐냐?
나 : 뭐가 뭐긴요 참새 우는 소지료.
쌤 : 새가 왜 우냐?
나 : 글쎄요?
쌤 : 새가 슬프냐? 왜 새소리를 운다고 표현하냐?
나 : 뭐 그런걸 따지세요? 그냥 표현일 뿐이잖아요.
쌤 : 나는 왜 새소리를 운다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은 새의 감정을 읽기라도 했을까? 새가 슬프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자기의 감정을 담았을까? 새의 감정도 모르면서 자기의 감정만을 이입 시킨걸까? 아니 설령 슬프지 않아도 해도 운다는 표현을 쓰는걸까?
속사포처럼 말씀을 쏟아내신 선생님은 입을 다무셨고, 나도 할 말이 없었다. 꽤나 당돌하고 이상한 곳에 승부욕이 강했던 나는 그냥 한마디만을 툭 던친 채 교무실을 뒤로했다.
"그럼 지저귄다고 하세요. 새의 감정을 알기 전까지. 근데 아마 평생 모르지 않을까요?"
오늘 문득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잠시 생각을 했다. 새는 우는걸까?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 이외의 감정 따위 요연하게 알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몰라서 홀로 아파할 수밖에 없고, 새가 우는지 지저귀는지도 모르면서 감정을 이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모른다.
그날의 나는, 그 이야기를 하시는 선생님의 감정을 알 수 없었고, 지금의 나는 내 주위 사람들이 감정을 보여주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다. 나나, 선생님이나 여전히 새의 감정 따위는 알 수 없는데 새는 우는걸까? 그때 내가 한 말이 다시 떠오른다.
"그럼 지저귄다고 하세요. 새의 감정을 알기 전까지. 근데 아마 평생 모르지 않을까요?"
숨어있는 이삿짐들 <이윤영 회원>
최근에 이사를 했습니다.
짐이 별로 많지 않다고 생각해서 주변의 도움으로 간단히 옮기려 했는데 주변에서 다들 말려 결국 포장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하는 날 아저씨 두 분이 오셨는데 견적을 낸 아저씨는 룰루랄라 하시는데 따라오신 아저씨는 굉장히 힘들어보였습니다. 3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었거든요…. ^^;;; 거기다가 얼마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짐들이 계속 나오는 겁니다. 혼자 해보겠다고 생각했던 제가 얼마나 바보같던지…. 제가 두 명이서 옮기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한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이삿짐센ㄴ터 아저씨가 얼마나 웃으시는지….
덕분에 이사는 즐겁게 잘 끝냈습니다. ^^
이윤영 회원은 2월 말에 화촉을 올렸습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6년 4월호 통권 22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