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3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박정희 동상을 세우자고 주장했다. 이에 발맞추어 (사)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는 11월 동대구역 광장에 동상 제막을 목표로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어처구니가 없다. 대구시가 박정희의 도시인가? 아니면 군사쿠데타와 3선개헌, 유신독재, 인혁당재건위 사건 등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 인권과 민주의의 역사에 어두운 그림자만 가득 했던 그시절이 그리운 것인가? 궁정동 비밀요정에서 술 마시다 총에 맞아 죽은 독재자가 안타까워 그러는 것인가?
박정희 독재정권 시기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탄압은 역사속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피해자와 몸과 정신 속에서 그리고 피해자의 가족들의 삶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고문 조작 사건의 경우 많은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제대로된 사과와 배상도 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홍준표 시장 스스로가 박정희 정권의 역사적 과오가 있음을 몇 차례나 인정했다. 그런데 그런 사실은 다 까먹어버렸나?
또한 경제개발의 공은 박정희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중동의 뜨거운 현장에서, 독일의 땅 속에서, 그리고 바로 이 땅에서 근로기준법도 적용 받지 못하고, 배움도 포기당한 채 가족과 나라를 위해 노동에 힘쓴 이땅의 노동자들의 업적이다. 박정희의 공적이 아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논란거리를 만드는 홍시장의 저의가 궁금하다. 뜬금없이 SNS에 덜렁 올려버리는 말할 수 없는 가벼움에 통탄을 금치 못한다. 만일 총선에 개입하고 싶은 거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대구시장을 사직하고, 총선에 출마를 하던지 서울에 올라가서 총선지도부에 합류하라. 대구시장의 관심이 대구가 아닌 여의도에 있으면 자격미달이다.
우리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박정희 동상 건립과 박정희 광장 추진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만일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이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경우 거센 시민들의 저항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자신의 언행에 부끄러운 줄 알고 공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을 경고한다.
2024년 3월 5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