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등, 돈 풀고 제도 정비하고 대상자 확대 등 특단의 조치를
정부와 대구시·경상북도에 요구한다.
대구시 에너지바우처 대상 60.8% 불과(39.2% 제외), 에너지불평등 해소 절실
산업자원부(정부), 경상북도, 대구시 언 발에 오줌 누기 대책이 되지 않길...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1일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게 올겨울 난방비로 최대 59만2000원을 지원하는 '동절기 취약계층 보호 난방비 추가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전체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에너지바우처 미수급자가 많고, 차상위 계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이 미흡해 추가로 나온 대책으로 동절기 4개월간(2022.12~2023.3)의 가스요금 할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도 난방비 폭등으로 인한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특별난방비를 대구시는 58억, 경상북도는 105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시는 1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재해구호기금에서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4만 1천여 가구와 난방비 지원제도의 사각지대인 차상위계층 1만 7천여 가구 등 5만 8천여 가구에 가구당 10만 원씩 총 58억 원을 지원한다. 경상북도도 1월 31일 보도자료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10만 5천 가구에게 가구당 10만 원씩 긴급난방비 105억 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대구시는 빈곤층 중 차상위계층을 포함 에너지바우처 지원 제외대상에게, 경상북도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지원한다.
정부의 이번 추가대책은 에너지빈곤층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난방비 폭등과 전기요금 추가인상 등 추가적인 공공요금 인상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 대책에 불과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그동안 에너지 빈곤층이 전기와 도시가스비 감면제도 및 에너지바우처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다가 난방비 폭등으로 고통을 고스란히 겪어 왔다. 문제는 가장 빈곤층인 기초생활수급자가 에너지바우처(난방비 지원)와 전기와 도시가스비 감면 등을 당연히 지원받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 모두 부랴부랴 긴급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대구시는 에너지바우처를 지원받는 현 6만여 가구 중 약 10%에 해당되는 6천여 가구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40만이 넘는 가구가 가스와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했고, 난방비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도 지난 3년간 23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래서 난방비 폭동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부와 대구시·경상북도가 갑작스럽게 에너지 빈곤층을 집중 발굴하고 나선 이유다. 에너지바우처나 각종 감면제도는 대상자 중에 신청에 의해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고, 지원에서 누락돼도 사후 관리도 잘 안 되어 왔다. 경상북도는 보도자료에서 “시군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에너지바우처, 도시가스, 전기요금 할인 미신청 가구를 전수조사하여 신청 안내문을 재발송하고, 가구별 전화·방문조사 등을 통해 신청을 독려하여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만 봐도 누락자는 물론 사후 관리에 구멍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산업자원부도 2월 1일 보도자료에서 신청자 누락 최소화를 위해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개선하고 에너지바우처 신청을 독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구시 또한 마찬가지다.
대구시에 확인한 결과, 에너지바우처 대상자 중 신청가구는 2022년 12월 31일 61,832가구에서 2023년 1월 30일 62,533가구로 한 달 사이 701가구가 증가했다. 그럼에도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은 대구의 총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구 102,860가구(2023년 1월 26일 기준,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이 아닌 보장시설 수급자 제외) 중 60.8%에 불과했다. 즉,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대구의 경우 39.2%가 제외되었다.
가구원 수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의료 수급자 중 노인, 영유아, 중증장애인 등의 가구원이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고, 차상위계층은 아예 대상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빈곤층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제외되거나 누락되었고, 난방비 폭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계층 또한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재난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재난은 공평하지도 평등하지도 않아 빈곤층에게 더욱 가혹했다. 이번 난방비 폭등도 빈곤층과 자영업자에게 더욱 가혹하다. 빈곤층을 두텁게 보호한다는 말 만 되풀이 하지 말고 돈을 풀고 제도를 정비하고 대상을 확대하는 등 에너지불평등 해소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와 대구시·경상북도에 강력히 촉구한다. 문제가 터져야만 관련 대책을 내놓으려는 뒷북 행정은 이제 그만하고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23년 2월 1일
우리복지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