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를 이룬 제2 의료원 건립을 포기하고 기존의 대구의료원을 강화하겠다는 홍준표 시장의 청사진이 나왔다. 대단히 늦었지만, 공공병원 강화라는 측면에서 일면 일보 전진한 것도 있다. 그러나 병원 몸집을 부풀린다고 해서 시민의 신뢰를 받는 찾아가는 병원이 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구시를 대표하여 12월 7일(수) 대구의료원 김승미 원장은 ‘대구미래 50년, 365 시민 건강 지킴이’를 자칭하며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료원으로의 재도약를 담은 3대 혁신목표와 8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3대 혁신목표로는 △광역 단위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 강화 △감염·응급·어린이 3대 취약분야 집중 강화 △고강도 내부혁신으로 운영체계 Up-grade를 제시했고, 8대 추진과제로 ①전문의 32명 충원 ②155병상 확충, 통합외래진료센터 건립 ③감염병 격리병동 구축 ④지역응급의료센터 격상 및 뇌혈관센터 신설 등 기능 특성화 센터 구축 ⑤달빛어린이병원 운영 ⑥조직 슬림화 등 내부운영 혁신 ⑦환자만족도 향상 ⑧진료수익 광역의료원 상위 수준 달성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대구의료원 강화 계획은 6개월 전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며, 단지 눈에 띄는 것은 병원 몸집을 키우는 900억 규모의 통합외래진료센터 건립과 620병상으로 확대다. 또한, 국립대병원과의 연계·협력은 너무나 당연하나 의료진 확보는 껌딱지처럼 경북대병원만 쳐다보는 경북대병원 바라기에 머물러 있다. 대구의료원이 2024년까지 경북대병원의 우수한 전문의 32명을 충원한다고 했는데, 대구시와 대구의료원의 호언장담처럼 ‘우수한’ 전문의를 충원하는지 감시할 것이다. 의료진 확보와 양질의 필수의료 제공이 이번 대구의료원 강화의 핵심인 점을 고려하면 너무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의 목적은 곧 공공의료의 강화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세부 계획과 추진 일정은 없이 나열식이어서 50년 미래는커녕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료원으로의 재도약 실현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장밋빛처럼 보이는 공공의료 계획의 재탕이다. 이 정도의 계획이면, 왜 대구시와 대구의료원이 정작 하지 못했을까 할 정도로 오히려 대시민 사과와 성찰이 필요할 정도다.

 이런 추상적이고 미흡한 계획으로 과연 김승미 의료원장이 말한 “광역단위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 확충, 우리 지역이 필요로 하는 공공의료서비스 강화, 시민에게 신뢰받고 지역 공공의료를 선도해나가는 공공병원”이 될 수 있을지 우리는 심각히 우려한다.

 홍준표 대구시장 4년 임기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발표한 대구의료원 강화방안이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료원으로의 재도약” 비전을 실현하려면 선언적이고 나열식이 아니라 좀 더 세밀한 계획,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어야 한다. 몸집만 키운다고 공공의료 강화는 저절로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일말의 기대를 하는 것은 양질의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공공병원을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기에 대구의료원 사례가 제2 의료원 건립으로 이어지는 교두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2. 12. 8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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