⑴ 집행부 거수기, 하수인에서 더 나아가 혼연일체 비난을 받는 대구시의회가 ‘함께하는 민생의회’를 팽개치고 선진지를 견학한다며 4개 상임위원회에서 베트남, 싱가폴 등으로 줄줄이 출장길에 오른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만 2년 8개월, 개원한 지 4개월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센 외유성 해외연수 중독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어 296회 임시회가 끝나자마자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인 집행부와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난다.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10월 23(일)부터 28일(금)까지 베트남, 경제환경위원회는 10월 22일(토)부터 27일(목)까지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건설교통위원회는 10월 23일(일)부터 28일(금) 베트남으로 6일간, 교육위는 10월 25(화)부터 29일(토)까지 5일간 싱가폴로 가 그동안 집행부와 혼연일체로 인한 지친 심신을 풀 예정이다.

⑵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의회 누리집에 올라 있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시의원들의 해외연수 현황을 분석했다. 선진지 견학, 벤치마킹 등 이런 이유는 사실상 무의미한지 오래되었다. 왜냐하면, 대구시의회가 세계 여러 곳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면 의회 수준이 높아져 이를 배우고자 찾아오는 타국 지방의원들이 많아야 하는데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민생경제도 좋지 않은 고환율시대에 떠나는 해외여행은 경상수지 적자만 악화시키고 있다. 이번 9대 대구시의회 첫 해외연수 경비만 최소 8천만 원에 환율변동과 동행하는 피감기관까지 합치면 억 단위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의회는 변한 것이 없이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⑶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대구시의회 누리집에 올라 있는 2010년부터 해외연수 계획서나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예산집행 내역도 불분명하고, 아프리카와 남미를 제외한 세계여행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팔공산 국립공원화를 위해 아프리카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방문해 벤치마킹하고, 남미 아마존강을 둘러보며 낙동강 물 문제의 대안을 찾으며, 기후위기를 체험하기 위한 남극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요구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⑷ 대구시의회 누리집에 올라가 있는 상임위별 분석 결과, 2010년 하반기 6회, 2011년 6회, 2012년 6회, 2013년 12회, 2014년 14회, 2015년 8회, 2016년 9회, 2017년 11회, 2018년 10회, 2019년 4회, 2020년 5회, 2022년 4회로 총 95회 다녀왔고, 지역으로는 중국이 27회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일본 21회, 동남아 19회, 유럽 15회, 미주 5회, 호주·뉴질랜드 3회, 몽골 2회, 대만·인도·서남아시아 1회 등이다.

<가장 많이 간 나라, 2010년 ~ 2022년 상임위별 해외연수>

 그리고 가장 많이 간 도시는 일본 동경(11회), 중국 상해(9회), 싱가포르(8회), 일본 오사카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7회), 일본 교토와 베트남 다낭과 호치민(4회) 순이었다.

<가장 많이 간 도시, 2010년 ~ 2022년 상임위별 해외연수>

 상임위별 해외연수 결과에서 제외한 의회 의장단이나 전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 대구시 등에서 주관한 해외연수도 32회로 적지 않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지방의회 해외연수 강대국의 위치는 더욱 확고하다.

⑸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 일본, 동남아는 해외연수 단골지역으로 올해 포함 67회로 70%를 넘었다. 코로나19로 중국은 봉쇄되어 있고, 일본은 최근에 무비자 입국이 해제되었으니 남는 건 동남아시아이기에 제9대 대구시의회 첫 해외연수가 동남아로 몰렸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차기 해외연수 지역은 일본과 유럽, 미주지역이 유력하다. 분석 결과에도 처음에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해서인지 동남아 등 가까운 곳으로 가다가 임기 중반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 등 갈수록 멀리 해외연수 시장을 확장하는 추이를 보였다. 해외여행 중독이 점점 더 심해지는 현상이다.

⑹ 대구시의회를 비롯 8개 구·군 기초의회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는 넘치고 또 넘쳐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이다. 전국으로 확대하면 세계 최대 지방의원 해외여행국으로 시민혈세 낭비 봉의 나라로 등극하겠다. 지방의원들이 연수로 간 지역 대부분은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어서 연수를 빙자한 해외여행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실제 내용도 관광이 필수다.

⑺ 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연수가 중단된 2년 8개월을 제외하면 번질나게 외국 나가 선진지를 견학하고 벤치마킹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 의정활동을 체감할 수 없고 지방의회 무용론만 팽배하게 만드니 의원들은 하루속히 해외연수 중독 바이러스 백신을 맞아야 한다. 대구를 견학하러 오는 타국 지방의원들은 없는데 대구시의원 등 대구 지역 의원들은 매년 비난을 받으면서 해외로 떠난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같은 곳에 가는 이유는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관행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연수 사전 심사와 사후 보고 강화의 필요성은 동의하나 수년 동안 한두 번 나온 지적도 아니라서 사실상 무의미하다. 따라서 해외여행 중독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혈세로 떠나는 해외연수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정말로 필요하면 임기 내 1회로 제한하고 다녀온 후 3개월 내 공개적으로 해외연수 보고회를 열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으나 이것조차 의회가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성비 최악의 혈세낭비 해외연수는 중단하는 것이 맞다.

⑻ 해외연수 계획부터 보고서가 엉망이니 해외연수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할 수도 없고, 예산심의를 하는 의원들의 해외연수 예산을 집행부가 삭감할 수도 없고, 가성비가 낮아 실효성은 의문인 상황에서 혈세는 계속 낭비되고 있다. 사전 심사와 사후 보고 강화를 하지도 않겠지만, 설령 한다고 해도 하나마나한 뒷북대책에 불과하다. ‘매기효과’처럼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갈 때마다 시민들이 따라 다닐 수도 없다. 대구시의원들은 이런 비난에 시달리지 말고 의원들끼리 ‘여행계’를 만들어 자부담으로 조용히 다녀오길 바란다.

2022년 10월 13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첨부 : 1. 6~9기 대구시의원 상임위별 해외연수 지역 현황(2010년~2022년)

2. 6~9기 대구시의회 상임위별 해외연수 세계지도 현황(2010년~2022년)

6~9기 대구시의회 상임위별 해외연수 세계지도 현황(2010년~2022년)

▶ 구글지도에서 확인하기

(연도별 국가 확인 가능 : 파란색(6기), 녹색(7기), 검정색(8기), 보라색(9기)

상임위별 해외연수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