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장의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 폐지’에 대한 입장문
대구광역시장은 전국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선제적으로 대구광역시 산하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를 폐지하였다. 이는 대한민국 인권사에 있어 하나의 사건으로 영원히 남을 일이다. 선출된 공직자는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선용해야 함은 물론 시정에 있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인 절차적 적정성이 담보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을 하였다. 이에 대구광역시 제3기 인권위원들은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대구광역시장은 지난 9월8일에 ‘대구광역시 인권보장과 증진위원회’를 일방적으로 폐지하였다. 그 이유는 “공무원의 책임 행정을 강화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공무원의 책임행정, 행정의 효율성은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대구시의 책무이며 이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로 위원회를 지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지금까지 대구시정에 있어 인권 행정은 늘 최후순위로 전국꼴찌였다. 인권보장과 증진조례는 2014년에 제정되었으며 인권위원회는 2017년에 구성되고 인권증진 기본계획도 2018년에야 수립되었다. 모든 것이 다른 광역지자체보다 뒤늦었을 뿐만 아니라 2020년에는 인권보장과 증진 조례의 개정안을 대구광역시가 스스로 철회하여 제2기 인권위원회 민간위원들이 총사퇴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민선 8기 홍준표 시장은 출범 초기 17개 시도 중 최초로 대구광역시 인권위원회를 폐지하여 가장 빨리 퇴행적인 인권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폐지 예정이라고 발표된 51개 위원회에서 제외되었던 인권위원회를 추가로 포함시킨 것은 홍준표 시장의 사전에 인권 행정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구광역시인권위원회는 대구시의 당연직과 인권운동이론가, 시민단체의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시민의 인권보장 및 증진정책 심의, 대구광역시 인권증진과 보장 기본계획의 수립과 기본계획에 따른 시책 추진 및 평가, 인권보장 및 증진 실천과제 발굴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구의 인권 행정을 위한 기구로서 그 역할을 해온 것이다. 그러나 제2기 인권보장과 증진계획을 세워야 하고 인권영향평가와 인권센터 설치 등 대구시민들의 인권증진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이 때에 대구시는 인권행정의 기본구조인 인권위원회를 납득되지 않는 이유로 폐지하였다. 이는 대구광역시 인권 행정의 후퇴와 실종을 예견하게 한다. 이에 대구광역시 인권위원들은 대구시의 이러한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더불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권보장과 증진의 가치는 지켜져야 하며 인권행정은 제대로 펼쳐져야 한다.
2022. 9. 19.
대구광역시 제3기 위촉직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 위원
고명숙 김승무 남은주 은재식 이재석 이정미 조용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