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대응 돌봄 통합지원 중앙정부와 지자체 준비를 점검하다
우리복지시민연합 건강과복지위원회 추최
5차 건강과복지포럼 8월 30일 개최
대구 통합돌봄에 대한 단체장 의지는 여전히 부족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돌봄통합지원법)이 2024년 2월 29일 제정되어 2026년 3월 전국 시행을 앞두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건강과복지위원회는 의료-요양-돌봄의 통합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과 추진과제를 점검하고,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아파도 내 집에서 돌봄이 가능한 돌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돌봄보장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추진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8월 30일(금) 경북대병원 10층 대강당에서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5차 건강과복지포럼을 개최했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 5차 건강과복지포럼 1부 개회식에는 감신 전 건강과복지위원회 위원장의 환영사와 김건엽 경북대병원 공공부원장의 축사에 이어 2부 포럼에서는 김종연 경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좌장으로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 센터장의 주제발표와 류재현 KBS대구방송총국 기자, 김유진 경북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돌봄통합지원은 돌봄패러다임 전환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 종합적 통합돌봄 정책
돌봄통합지원 향후 과제 : 지자체 차원의 명확한 추진목표 세워야
주제발표를 한 유애정 센터장은 돌봄패러다임의 전환이 왜 필요하고,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의 운영 내용과 성과는 무엇이며, 향후 돌봄통합지원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1시간 동안 발표했다.
돌봄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돌봄통합지원을 추진하는 이유로 유 센터장은 ➀ 돌봄필요노인의 급증 ➁ 사회보장 재정 부담 증가 ➂ 재가 기반 의료-돌봄 인프라 미흡 ➃ 지역단위 의료-돌봄 컨트롤타워 부재 ➄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실시(2019~2022년, 16개 지자체) ➅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실시(2023.7~2025.12, 12개 지자체) ➆ 돌봄통합지원법 제정(2024.3) ➇ 정부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대책’ 발표(2024.3) 등을 제시하며 돌봄은 한국사회가 지금이라도 반드시 풀어야 할 중대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은 정부의 2018년부터 2025년까지의 커뮤니티케어 추진 로드맵을 소개하며 여전히 돌봄패러다임 전환에 무딘 지자체가 많고 단체장의 의지가 미흡한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요양병원(시설) 이용, 장기요양 제도권 진입을 앞둔 고위험군 지원을 위한 지역단위 의료-돌봄 연계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2023년 7월부터 추진 중인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센터장은 75세 이상 노인 중 요양병원(시설) 이용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전체 70% 이상)에 초점을 두고 통합지원창구 운영(읍면동 주민센터), 통합안내창구 운영(보건소, 건보공단 지사,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 치매안심센터 등),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활용한 선제적 발굴, 시범사업 준비초기 지자체 내 75세 이상 우선 대상자 전수조사 통해 기본적인 욕구 및 상태 확인를 거쳐 대상자 돌봄 필요도를 사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범사업은 영국, 일본과 달리 지자체와 건강보험공단이 함께하는 한국형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보건의료-요양-생활지원-주거 등 의료와 돌봄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하고 공공과 민간 간 협업에 기반한 전달체계를 운영하기 위해 시·군·구는 본청에 노인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하여 복지직과 간호직 등 전담인력을 배치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12개 시범사업 지역의 지역특화모델을 소개했다.
유애정 센터장은 향후 준비과제로 ➀ 지자체장의 관심과 적극적 지원을 통해 지자체 차원의 전담조직 구성 등 지자체 차원의 명확한 추진목표 설정 ➁ 각 제도권의 재가 기반 의료-돌봄서비스 확충과 도시-농촌 등 관련 인프라의 기능 재구조화 ➂ ICT 기반 케어매니지먼트 운영 ➃ 그리고 마지막으로 추가 소요 재원 충당 등 재정확충방안 제도화를 제시했다.
욕창은 노인 의료-돌봄 절실한 사각지대
대구 지역사회 통합돌봄 준비정도는? AIP를 지원하는 지역 주도형 정책
보건복지 연계·조정 오래된 숙제도 도마위에
5년간 시범사업은 작동 가능한 시스템이고 2년 내 통합돌봄 구축 가능한가?
이어 첫 번째로 토론한 류재현 KBS 대구방송총국 기자는 작년에 반영되어 각종 언론상과 국가인권위 인권보도상을 받은 [창 419회 :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를 소개하며, 직접 욕창 취재 과정에서 느낀 ‘욕창을 통해 본 의료·돌봄 공백’을 주제로 토론했다. 류 기자는 욕창은 노인 의료-돌봄의 절실한 사각지대라며 “욕창 수술 후 완치 안 된 상태로 퇴원하거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3년에 같은 자리를 여덟 번 수술받은 사례도 있다”고 소개하며 재가 방문간호 연계 등 연착륙을 강조했다. 또한 “간병비가 하루 15만 원 이상으로 중산층도 파산에 이르는 지경이고 특히 저소득 노인환자는 당연히 더욱 힘들어 욕창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하다”며 지역 기반의 의료-돌봄 통합지원 사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기자는 오늘 포럼 주제와 관련 대구시에 질의한 결과 “돌봄통합지원법이 제정됐지만, 아직 시행령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정부안을 토대로 운영되는 만큼 현재 예산과 인력 등에 대한 추산이 힘들다”고 대답했다며 대구시의 의지 문제도 꼬집었다.
이어 두 번째 토론에 나선 김유진 경북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통합돌봄 관련 국내외 학술연구 동향을 소개하고 지난 1년간 노인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의 지역전문가로 활동하며 보고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과제를 토론했다. 김 교수는 지역사회통합돌봄이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에 함께 어울려 살아가도록(AIP : Aging in Place)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 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다학제간 신뢰 관계와 통합돌봄에 대한 제공자의 이해와 헌신 등의 메카니즘과 비전/목표 공유, 협력/참여, 제공인력의 전문지식과 교육, 제공기관(인력) 인센티브 제공, 장기적 인프라 구축, 강력한 리더십 등 메카니즘과 맥락이 원활하게 작동해야 가능하고 성과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돌봄통합지원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지만, 한국의 고령화 속도와 노인의 불건강, 건강격차, 빈곤 등으로 엄청난 수요 등을 고려하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늦은 대응으로 현재 의료-돌봄체계의 총체적 난국”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그 근거로 고령화의 속도(특히 후기 노인의 증가속도)와 의료비 증가속도(2015-2022 사이 최소 43% 이상 증가), 건강보험대비 요양보험료 증가속도(최근 증가속도 둔화)를 제시하며 평균수명과 기대수명 격차, 지역간 건강격차 심화, 사회경제적 수준 차이로 건강격차 심화 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국가나 지역수준의 모델을 설계할 때 어떤 전문인력과 재원을 이용하여 누구에게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조직해서 코디네이션하여 제공할 것인가가 나와야 하는데 5년여의 시범사업의 결과로 보면 2026년부터 전면 시행할 때 과연 작동 가능한 시스템인지, 2년 이내 구축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이 교수는 재정확충방안, 기존 인프라의 기능 재구조화, 전문인력의 양성, 서비스 통합·조정의 경험과 성공사례 부족 등 수많은 난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등 여러 과제를 던졌다.
이어 발제와 토론자 간의 질의와 참석자들의 직접 질의 등이 이어졌다.
2026년 법 시행이 노인뿐 아니라 전 연령에서 시행되는지, 지자체와 건강보험공단의 협력 부분은 무엇인지, 빅데이터의 사각지대는 없는지, 2026년 법이 시행되면 시·군·구별로, 도시와 농어촌별로 극명한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인력은 어떻게 확보하여 배치할지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통합돌봄 연속 포럼 이어가며...
앞으로 1년 반 후면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된다. 이에 앞서 전국의 지자체는 의료-돌봄 통합지원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12개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시범사업이 없던 대구는 뒤늦게 달서구와 수성구가 기술지원형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도된 보건복지 연계·조정·통합의 오랜 숙제도 도마 위에 올랐고, 과연 2026년 3월 시행이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복지시민연합 건강과복지위원회는 초고령화 사회의 통합돌봄은 시대적 과제이자 단체장의 책무라는 점에서 통합돌봄 연속포럼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대구형통합돌봄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