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 대구시 ‘위원회 중 51개 통합∙폐지’ 발표, 명단없는 부실 발표
부실한 내용을 속전속결로 발표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⑴ 대구시는 7월 6일 ‘대구시, 산하 위원회 대대적 정비로 시정혁신 가속’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6월 27일 대구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시정개혁과제의 연장선에서 발표한 이번 보도자료는 총 199개의 대구시 행정위원회 중 법령 등에 의해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한 100개를 제외한 99개 위원회 중 51개(51.5%)에 대해 우선 통합∙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중 25개는 법령이나 조례에 임의규정이어서 즉시 정비하고, 26개 조례는 강행규정이어서 조례 개정 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⑵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존 위원회 통합∙폐지를 밝히고 이어서 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산하 위원회 대대적 정비를 밝혔으면, 이에 근거해 통합∙폐지할 51개 위원회를 함께 보도자료로 제시하는 것이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신뢰성을 높이는 일이다. 하지만 통합∙폐지할 51개 위원회는 공개하지 않고 ‘51’이라는 숫자만 제시하고 있어 문제가 크며 혼란만 자초하고 있다.
⑶ 그래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보도자료를 낸 정책기획관에 전화로 확인했다. 정책기획관 관계자는 “통합∙폐지할 위원회를 검토 중이며, 최종 숫자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내부 검토 중으로 확정된 것도 아닌데 성급히 보도자료를 낸 이유가 뭐냐”고 재차 묻자, 정책기획관 관계자는 “내부 검토 후 8~9월 정도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⑷ 대구시는 위원회 통합∙폐지의 근거로 ‘행정의 책임회피 수단으로 활용’(6.27 인수위원회), ‘회의 미개최’, ‘위원의 중복 위촉’, ‘불필요한 위원회 설치’, ‘위원회의 역할 종료 및 기능 약화’(7.6 대구시 정책기획관) 등을 제시했다. 6월 27일 인수위와 7월 6일 정책기획관 보도자료를 종합해보면, 위원회를 설치한 주체인 대구시가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고 어떤 경우는 행정의 책임회피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것을 스스로 실토하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⑸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불필요한 위원회의 통합∙폐지 필요성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러나 확정도 되지 않은 부실한 내용을 속전속결로 발표하는 대구시의 부실, 보여주기식 행정은 오히려 불신만 자초한다. 시정혁신 차원에서 위원회 정비는 홍준표 시장의 주장처럼 급한 일도 아니고 시정혁신의 우선 과제도 아니다. 진정한 시정혁신을 하고자 했다면, 불필요한 위원회와 기능 중복, 유명무실하고 책임회피성 운영에 둔감했던 대구시 공무원의 직무유기를 지적했어야 했다.
⑹ 전체적인 위원회 정비 방향을 인수위에서 제시했으면 취임 후 보도자료는 유동적인 내용이 아니라 시민의 알권리를 충분히 제공하는 완성된 내용으로 발표되어야 했다. 부실한 내용을 속전속결로 발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더군다나 필요할 때는 언제이고 유명무실한 식물위원회로 만든 것은 대구시 공무원인데, 공모를 통해 참여한 민간위원에게 한 마디의 사과도 없는 것은 홍준표 시장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⑺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여론을 의식한 섣부른 정책 발표를 멈추고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완성된 정책 내용을 발표할 것을 대구시에 촉구한다. 유사한 내용으로 두 번씩이나 10일 간격으로 발표하면서 51개 통합∙폐지 위원회 명단조차 제시하지 못하면서 ‘51’개라고 못 박은 대구시의 행정 수준이야말로 시정혁신 감이다.
2022년 7월 7일
우리복지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