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조손가정 비극, 4개월 째 대구시 담당 부서가 없이 핑퐁게임하다
대책은커녕 조용히 잊혀질 판
희망복지과 왜 만들었지? 차기 조직개편 폐지 1순위 아닌가?
권영진 대구시장은 서구 조손가정 비극 담당부서 교통정리해 주시고,
위기가구 종합지원대책을 밝혀라
지난 8월 30일, 서구의 10대 형제들이 자신들을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지 넉 달이 되어 가지만 대구시는 대책은커녕 아직까지 담당부서 조차 정한 것이 없이 부서 간 핑퐁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너무나 비극적인 이 사건에 대해 관계기관들이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적이 없어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와 교육청 등에 행정정보를 청구했다. 대구시는 행정정보 담당부서를 여성가족과로 정했으나 여성가족과는 왜 우리가 담당부서인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고, 지난해 7월에 신설된 희망복지과는 조손가정이기 때문에 가족문제로 여성정책과에서 맡는 것이 타당하다고 떠넘겼다.
지난 해 7월 대구시는 민선 7기 후반기 대구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때 권영진 대구시장은 위기가구 발굴 및 복지사각지대 해소 등 대구형 복지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복지국을 재편하여 희망복지과를 신설하고 산하에 ‘희망복지기획팀’, ‘위기가구지원팀’, ‘찾아가는복지서비스팀’을 운영해 권영진 시장의 대구형 복지체계를 강조한 바 있다.
서구 조손가정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였고 장애가정이자 노인가정이었으며 친인척 가정위탁세대로 학교밖 청소년 가구였다. 정서가 불안정한 손자 2명과 자신보다 몸이 더 불편한 남편까지 좁은 단층주택에서 3명을 돌봤던 할머니의 어려움과 점차 금이 가고 있는 조손가정을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우리 사회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기존의 위기가구 지원 복지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로 인해 발생한 비극적인 이 사건은 단순히 가족간의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불안 등의 복합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졌다.
그럼에도, 이 사건의 재발방지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당사자인 대구시가 아직도 책임을 회피하며 담당부서조차 정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시 희망복지과의 해명대로라면, 희망복지과는 다음 조직개편에서 폐지되어야 할 1순위 부서다. 조손가정이기 때문에 여성가족과로 넘기고, 노인이면 어르신복지과로 넘기고, 장애인이면 장애인복지과로 넘길 바에는 희망복지과가 하등의 존재할 이유가 없다. 대상도 불분명한데, 위기가정지원이니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는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위기가정 발굴과 지원, 연계해야 할 희망복지과가 조직 신설의 취지와 책임을 스스로 망각하고 있다.
아동과 노인, 장애인이 다 포함된 서구 조손가정 사건만큼 대표적인 위기가정이 어디 있으며, 찾아가는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곳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희망복지과에서 얘기하는 위기가정과 찾아가는 복지서비스의 대상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대구시 희망복지과는 사건 사건마다 사례관리를 통해 다층적으로 복기하여 기존 제도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점검하고 연계·협력을 강화하여 대책을 수립하고 제도를 보완할 책임부서다. 그런 부서가 핑퐁게임만 하며 아무런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으니 이런 사건이 또 발생해도 다른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회피할 태세다. 사후약방문 대책이라도 마련해야 할 대구시는 모든 부서에서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항변하니 이들의 직무유기는 도를 넘고 있다. 그럼 도대체 어느 부서가 담당해야 하는가?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 전체 위기가정에 대한 발굴과 지원, 연계를 포기한 ‘희망복지과’를 폐지하고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직무유기한 관련자들을 문책할 것을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대구시 안에서 서구 조손가정 사건의 담당부서가 없다고 하니 권영진 대구시장은 서둘러 교통 정리하여 담당부서를 지정해 주길 바란다. 그래서 조속히 위기가구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1년 12월 14일
우리복지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