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대 사회보험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14년을 맞았다. 복지연합은 코로나19 이후 돌봄 중요성이 더욱 부각됨에 따라 이번 호에서는 3명의 현장 전문가를 초대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기획 및 정리 : 이샛별 활동가>
1. 14년을 맞이한 노인장기요양보장제도의 소회, 소감, 긍정적인 부분은?
김경옥 :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이후 신체적 기능 저하 및 중증 중심에서 인지기능 저하 및 경증 대상자로 대상을 확대하여 인정자수가 21만명(2008)에서 95만명(2021)까지 확대되었으며, 신설된 요양보호사를 중심으로 중장년 및 여성 일자리가 약 50만 명 창출되었고, 무엇보다도 국민 90%이상이 만족하는 든든한 사회적 효보험으로 자리매김했다.
방은숙 : 2000년대 한국사회도 인구고령화가 본격화되고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서 기존의 가족중심 노인돌봄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 되었다. 이러한 사회환경의 변화로 노인돌봄의 개인부담을 사회적 책무로 강조되는 복지수요가 드디어 2008년 노인장기요양제도를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요양보호사’라는 새로운 직군이 생겼고, 가족중 여성구성원이 독박돌봄의 책임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한편으론, 저임금 저평가된 돌봄노동에 다시 여성이 대부분 유입되면서 가족이 아닌 직업으로서 다른 노인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년간 대규모 감염병 재난상황을 겪으며 돌봄노동은 이 사회에서 필수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법률로 지원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법률 2021.4월 제정)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으나, 지속가능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이영수 :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으로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노인복지국가로 진입했다. 개인적으로는 장사꾼에서 반푼이 복지인으로 탈바꿈한 느낌이다.
2. 노인장기요양보장제도 도입 취지가 14년 동안 충실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부족하다면 그 이유는?
방은숙 : 초기에 제도가 국가책임이 아닌 민간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이용자의 서비스질과 종사자의 노동권 보장이 불안정한 형태로 14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익창출 중심의 민간공급구조를 국가책임의 공공의 영역으로 전환시켜서 이용자의 수급장벽을 낮추고 서비스질 개선을 담보할수 있도록 종사자의 노동권도 개선해야 한다.
이영수 : 14년의 성과는 괄목할만하다. 이 제도의 취지는 노인부양의 사회화다. 장기요양보험 안내는 시민 없고, 요양보호사 모르는 시민 없다. 부족한 부분은 미래의 몫이다.
김경옥 : 장기요양등급을 인지지원등급을 포함한 6등급으로 개편하는 등 대상을 촘촘히 구분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였고, 장기요양기관 평가와 결과공개를 통해 서비스 질 향상을 기하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였다. 그러나 소규모 장기요양기관 과잉 공급과 과도한 경쟁, 종사자의 낮은 급여수준 등은 서비스 질 향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3. 2021년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비가 11조원을 돌파했다. 재원고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제도가 지속가능한가? 보장성은 충분한가?
이영수 : 본질적으로는 증세 없는 복지란 없다. 보험료 외에 국고지원금도 늘려야 한다. 더 많은 노인이 더 다양한 서비스를 받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인의 사회적 부양은 목적이고 재원조달은 수단이다. 주객이 바뀌면 안된다.
김경옥 : 인구 고령화와 가족돌봄 기능약화로 돌봄 수요가 증가되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으며, 각종 예방사업과 건강증진을 통해 장기요양보험내로의 진입을 늦추는 정책이 우선 중요하다. 더불어 본인부담금 구조에 대해서도 자기부담 책임성을 더 강화하거나 감경제도를 개편하는 등의 재정적 검토가 필요하다.
방은숙 : 고령화에 따라 급여비 증가도 연동이 되므로 부족한 재원은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보험법에서 정한 국가지원 20% 원칙을 14년째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하다.
4. 제도 시행부터 노인장기요양시설을 민간과 시장에 맡긴다는 비판과 부작용을 우려했다. 실지로 부정수급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적도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김경옥_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장기요양운영1팀 부장
김경옥 : 개인과 민간이 장기요양 공급자로 대거 유입되면서 과잉 공급과 과도한 경쟁구조가 서비스질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공공 장기요양기관 확충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하며, 지정갱신제를 내실있게 활용하여 비영리 법인중심의 기관설립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은숙 : 부정수급 문제는 공단 재원부족을 야기시키고, 시설운영에 있어서도 종사자의 인건비 지급비율, 입소자 본인부담금 사용문제 등 관리운영비 전반에 회계사용 문제도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므로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하고 해당사업장에 대한 강력한 사후조치도 필수적이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서도 다수의 사례가 적발되었고 정부 관리감독의 부실함이 지적되었다.
이영수 : 장기요양제도의 빠른 정착과 성공에 대한 민간의 기여를 폄훼하면 안된다. 정부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민간의 시장 진입을 적극 유도했다. 14년 전 보험자(건강보험공단)는 민간보다 전문가라고 할 수 없었다. 현재 건보공단은 장기요양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 되었다. 민간 공급자들도 노인복지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5. 장기요양서비스로 최소한의 건강(의료)관리나 돌봄서비스가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인정자가 있다. 노인 돌봄을 언제까지나 가족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충분한 건강(의료)관리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방은숙 : 지역내에서 돌봄,의료,사회복지 등을 연계하는 통합적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마련하고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시범운영을 통해 평가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과 합의과정을 통한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이영수 : 산업화 세대의 장기요양 수급자는 다양하고 복합적 서비스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에 응답하는 다양한 서비스의 개발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의 비급여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
김경옥 : 커뮤니티케어 패러다임을 적용해 현재 시범 사업 예정인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 확대 적용, 통합재가서비스기관 확충, 병원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재택의료센터(또는 통합방문간호센터) 설립을 통한 의료와 돌봄 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6. 수급자의 등급, 장기요양급여 종류 및 수준에 따라 본인 부담을 달리하는 내용인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가?
김경옥 : 종전에 법률로 정했던 본인부담금 비율(재가15%, 시설20%)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여, 신규 서비스를 확대하고 급여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각 본인부담금 비율 이내에서 고시에 따라 본인 부담의 수준을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다.
7.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사회보험으로 지자체가 관여할 부분이 적다. 그럼에도 보편적 돌봄권 보장차원에서 지자체의 역할은?
김경옥 : 지자체는 장기요양기관 개설허가와 지도감독 권한 및 역할, 다른 한편으로는 돌봄, 주거, 보건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소위 커뮤니티케어 실현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건보공단 간 협업을 더 강화하고, 지자체도 저소득층·취약계층 중심 사례관리 체계에서 탈피하여 돌봄대상자 까지의 포괄적 사례관리 체계로 개편하여 지역의료·돌봄체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방은숙_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조직국장
방은숙 : 21년 5월 제정된 사회서비스원법 근거하여 지자체별 사서원을 설립운영 해야하고 민간기관을 공공의 영역으로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 인력수급 문제는 지역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노인의 기본인권보장 차원에서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밖에 없고, 대안마련에 중추적 역할도 해야한다.
이영수 : 통장,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새마을협의회 등 직간접적으로 행정조직을 지원하는 지역주민 단체의 힘은 코로나 19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엄청났다. 지자체는 이런 지역의 자원봉사 단체와 적극적인 연대를 통하여 보험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8.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내 가족돌봄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방은숙 : 실태조사를 통한 사례를 취합해서 평가하고 취지대로 시행 가능한지 확인 점검이 필요하다.
이영수_심청이노인복지주간보호센터장
이영수 : 한마디로 계륵이다. 가족 요양을 없애자니 시설이용이 늘어나 보험부담이 가중되고,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가족 수발에 대한 보상으로 현물 급여보다는 공공요금 감면, 재산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이 더 낫다고 본다.
김경옥 : 가족 돌봄은 대상노인의 정서적 안정과 시설급여 억제 효과가 있고, 시설입소가 불가하여 집에서 돌볼 수 밖에 없는 가족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 보상 필요성은 있으나, 서비스 질 및 실시여부 확인이 곤란하므로 배우자 등 대상을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 마지막으로 우리복지시민연합에 하고 싶은 말은?
김경옥 : 국민에게 언제 어디서든 든든한 건강보장, 지속한 제도가 되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방은숙 : 지역에서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활동을 하고 계시는 귀 단체에 존경을 표합니다. 특히 7/1일 14차 요양보호사의 날에 맞추어서 8월호 내용에 장기요양제도 개선을 위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영수 : 30여 년 세월 동안 우리 사회의 마땅찮은 모습을 상기시키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들을 대변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의 노정에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2년 8월호 통권 29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