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제 제기된 동구 아양교 추락방지 펜스 설치와 각 구청에 걸린 치적 홍보용 현수막과 관련하여 4월 6일(수) 오전 11시30분부터 약 12분간 KBS대구 ‘생생매거진오늘’(FM101.3)에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의 전화 인터뷰를 게재한다.
<질문 1>
요즘 동촌 벚꽃이 절정이라
아양교 위를 걷거나 차량으로 이동하는 분 많던데요,
아양교 다리 위에 지금 어떤 공사를 하고 건가요?
답) 대구 동구청이 지난해 9월 "안전하면서도 야경이 멋진 아양교를 만들기 위해 경관 개선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공사의 목적은 투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투신다리 오명을 지우겠다는 것인데요. 그러면서 아양교 양측 난간에 팔공산을 형상화한 높은 조형물에 야간 경관조명를 설치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적 요소를 가미하겠다는 겁니다. 이 공사는 현재 한 방향은 완성이 됐고 다른 한 방향은 공사 중인데 5월 초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질문 2>
아양교에서 투신하지 않도록 추락 방지 펜스 역할을 하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사업인데요. 이곳에 사고가 많았나 봐요.
답) 아양교는 그동안 투신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대표적인 장소였습니다.
아양교는 길이 230m, 폭 35m, 수면 위 10m 높이로 교량 좌·우에 설치된 인도의 난간을 이용하여 투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투신 사고 건수는 지난 2019년 26건에서 2020년 8건, 지난해 6월까지 2건으로 최근 3년여간 아양교 투신은 모두 36건에 10명이 숨지는 등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양교 진입로에 CCTV 4대를 설치하고 다리 난간에는 적외선감지기·방송용 스피커 등을 설치해 동구CCTV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하여 자살방지 시스템을 마련했으나 이후에도 사고는 계속 발생한거죠. 그래서 이번에 아양교 난간을 따라 1에서 5m 정도 높이의 구조물을 세로로 세우고 여기에 11억원 예산을 투입해 공사하고 있습니다.
<질문 3>
추락이나 투신 사고를 막는 것도 있고...
아양교 경관을 아름답게 한다는 목적도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답) 아양교에서 동촌의 금호강을 바라볼 때 오히려 구조물이 시야를 막고 있다. 또 구조물 사이 공간이 넓어서 어린이나 여성들이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사고 위험도 여전하다라는 KBS보도가 있었는데요. 반면, 배기철 동구청장은 "추락사고 방지와 함께 야간경관과 보행환경 개선의 효과가 있다”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하는데요. 시민들이 동구청장의 말에 그마나 동의가 되려면, 추락사고 예방 효과가 높아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11억짜리 건축물은 무용지물이 되거든요. 또한, 동구청에서 공항 방향으로 보면 아양교 시작점에 높은 아치형 구조물이 있는데. 이 역시 왜 세운 건지 의문이 들기 때문에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4>
아양교에 구조물을 세워서 논란이 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 유독 아양교는 구조물 설치 때마다 불통행정, 예산낭비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는데요.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도시미관을 개선한다며 아양교 위 인도에 아치형의 보도교를 세웠는데, 경사진 보도교는 장애인 이동에 큰 불편을 주면서 철거 요구가 빗발쳤고 2004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설개선 권고까지 내려졌지만 동구청은 수년째 무시하고 버티다가 결국은 4년 만에 철거한 바 있습니다.
<질문 5>
동구에서는 지금 이 아양교 구조물 외에도
금호강 내 분수도 말썽이라고 하는데... 이건 무슨 얘긴가요?
답) 대구 동구 아양교 인근 금호강 내 분수가 고장난 후 가동도 철거도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해당 분수 2대는 지난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설치해 몇 년간은 정상으로 작동했지만 고장난 채 9년간 방치되고 있는데요. 2013년 실시된 낙동강 물길 정비 사업으로 금호강의 수위가 상승하고 유속이 느려져 진흙 등 오염원이 펌프에 유입되다 보니 주요 부품들이 파손되었다는 건데요. 방치도 경관인지 대구시와 동구청에 되묻고 싶네요.
<질문 6>
수리를 하든 철저를 하든...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답답한 상황이네요.
만들었다 철거하고 고장 나 방치하고...
이게 다 시민들이 낸 세금을 허투루 쓰는 것 아닌가요?
답) 공사하고 철거하고 또 새로운 것으로 교체를 반복하면 그 과정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 예산낭비,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받는 건 당연하고 행정 불신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예산을 들여 설치할 때 과연 긴급하게 해야 할 사업인지, 설치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인지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는다면 이런 지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불편하다고 이런 절차를 무시하거나 형식적으로 진행하면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질문 7>
그런데... 지금 동구청은 5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고 하거든요...
문제를 지적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답) 건축토목공사의 경우 지역민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지 않고서는 시작한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데요. 동구청은 “대구시 공공디자인 심의를 통과했고 경관 조명까지 더해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는데, 정말 안전과 경관, 관광 등 두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건지, 적어도 안전이라도 제대로 확보되는지 주민대표기구인 동구의회에서 사전에 심도 깊은 논의와 논쟁이 있어야 되는거죠.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구청장이나 동구의원 모두 문제로 생각하기 보다 치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듭니다. 이럴수록 지역민들이 지자체 행정에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질문 8>
지금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이런 사업을 더 예민한 눈으로 보게 됩니다.
치적을 보이기 위해 우선 눈에 보이는 사업에 예산을 집행한다거나
전시행정 문제는 늘 지적돼 왔는데요,
이번에 보니까 우리복지시민연합에서 지자체의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성명을 발표하셨어요.
답) 저희 단체에서 조사를 해보니, 옥외광고물을 관리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법을 위반하여 청사에 치적홍보 현수막을 장기간 부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9조(공공목적 광고물 등의 표시방법) 3항 4에 의하면 “국가 등이 개최하는 행사나 주요 정책 등을 홍보하기 위하여 국가 등의 청사 또는 건물 벽면에 30일 이내의 기간 동안 설치하는 현수막은 1개”라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달서구청, 동구청 등은 행사나 주요 정책 홍보와는 동떨어진 각종 수상내역 등 노골적인 치적홍보용 대형 걸개 현수막 또는 일반 크기의 현수막 여러 개를 1개월 이상 장기간 걸어놓고 지자체의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달서구청 청사에 걸린 대형 현수막은 개당 1백만 원이 넘습니다. 동구청은 치적홍보 현수막을 여러 개 쪼개어 3달째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예산 낭비, 법 위반에 청사 미관까지 스스로 헤치고 있는거죠.
<질문 9>
일반 시민들이 불법 현수막을 걸면 과태료도 매기는데...
구청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답) ‘옥외공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20조(과태료)에 의해 불법 현수막 게재 시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데요. 지자체는 시민세금으로 과태료를 낼 수 없기에 과태료 부과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지자체는 알도 맹점을 이용하고 있는거죠. 구청장 등 공무원 개인이 과태료를 낸다면 이런 일이 벌어질 리 없죠.
<질문 10>
이런 시민사회의 지적 후에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부분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답) 달서구청은 철거했는데 동구청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런 치적홍보용 현수막은 두 구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공공기관에 걸려 있다면 저희 단체에서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이나 감사를 청구하여 책임자 문책을 요구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이번 제기로 앞으로 치적홍보용 현수막이 공공기관에서 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아나운서 마무리 멘트
우리복지시민연합 은재식사무처장과 얘기 나눴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