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구시 본예산 분석, 복지국 지방비 고작 29%
대구시가 10조 1천448억원의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역대 최고 규모인데요. 대구시의회가 의결하면 최종 확정됩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시민들 세금 어느 때 보다 잘 써야겠죠. 내년 본 예산 어디에서 얼마나 늘었고 어떤 성격의 예산이 많은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방비를 중심으로 대구시의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하여 12월 7일 보도자료를 발표했고,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이 12월 8일 대구MBC 여론현장에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싣습니다.
1. 대구시가 10조 1천448억 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본예산 기준 첫 10조 원을 돌파한 역대 최대규모인데요, 대구시의 내년 예산안-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대구시의회는 대구시가 제출한 2022년 예산안을 심의하여 12월 21일 최종 결정하는데요. 대구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일반회계는 올해 대비 9.1%(6,708억 원) 증가한 8조 280억 원이고, 특별회계는 올해 대비 4.1%(843억 원) 증가한 2조 1,168억 원으로, 대구시는 본 예산 기준 첫 10조 원을 돌파한 역대 최대규모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2. 본 예산 기준 첫 10조 원을 넘긴 배경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집이나 회사에서도 1년 동안 들어올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 한해 살림살이를 운영하잖아요. 대구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해 들어올 수입을 예측해서 지출 계획을 짜는거죠. 그런데, 요즘 세수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다 보니 국고보조금이나 교부금도 늘고 지방세도 올해 본예산 대비 5천억 이상 증가해 내년 본예산이 10조원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3. 최근 이어진 부동산 호황으로 취득세 등 지방세가 많이 걷혔습니다. 지방세의 증가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살림살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죠?
세입예산을 자주재원과 의존재원으로 구분으로하는데요. 자주재원의 핵심이 지방세이고 의존재원은 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세인데요. 내년 일반회계 본예산 세입을 보면 올해보다 총 6,708억 원이 증가했고, 이중 지방세가 5,274억 원(17.6% 증가) 증가한 3조 5,200억 원으로 총 세입의 4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국고보조금 등 보조금은 1,667억 원(6.5% 증가) 증가한 2조 7,139억 원이며, 지방교부세는 1,691억 원(16.5% 증가) 늘어난 1조 1,955억 원입니다. 자주재원인 지방세가 늘면 당연히 재정자립도는 올라가고 대구시 재정에도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국고보조금이나 교부금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으면 재정자립도는 내려가는데, 올해는 국세든 지방세든 전반적으로 초과세수로 인해 세수 전망은 상당히 양호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시민들 살림살이 더 팍팍한데, 중앙정부와 대구시의 살림살이는 상당히 여유가 있어 어디에 얼마를 더 사용하는지를 국회와 지방의회에 맡겨놓지 말고 시민들이 관심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4. 현재 코로나19로 시민들 삶이 많이 어렵고 지방세는 시책 사업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셨는데요, 그래서 우복연은 대구시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지방세 부분을 집중 분석하셨습니다. 대구시가 늘어난 지방세를 어디에 사용할 예정인지 살펴보면, 대구시 조직별로 지방세를 가장 많이 쓰는 부서는 기획조정실, 여성청소년교육국, 교통국, 복지국, 소방안전본부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정책 방향을 볼 수 있을까요?
국세도 상당히 늘어 초과 세수를 어디에 쓸지 논쟁을 벌이고 있듯이 지방세도 이 같은 논쟁을 해야 하는데 전혀 없는 것 같아서 지방세를 중심으로 분석을 했고요. 지금부터라도 증가한 지방세를 어디에 우선 투자할 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지방세 징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것도 있지만 취득세,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자동차세 등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결과잖아요. 지방세에 우리가 관심 갖는 이유는 세입예산 중 자주재원의 핵심이고, 국고보조사업의 매칭은 물론 시책사업을 펼치기 위한 종자돈이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정책기획관, 평가담당관, 예산담당관 등이 있는 기획조정실은 지방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특별회계 전출금이나 원금상환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방안전본부는 인건비에 소방업무의 증가 탓인데, 나머지 사업부서의 예산을 보면 토건예산에 많은 지방비를 투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5. 대구시가 위드코로나 시작으로 일상회복과 경제도약에 집중하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
시민들이 봐서 예산서에서 일상회복과 경기도약을 위한 예산을 골라내기는 매우 힘듭니다. 다만, 일상회복과 경기회복은 가장 큰 화두인 만큼 세부적으로 단위사업을 검증해야겠지만, 경제국이나 일자리투자국에 작년대비 지방비가 많이 투입된 것으로 봐서 일정부분 반영되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전체 예산에서 일상회복과 경기회복 예산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를 정확하게 분석해야지 대구시가 여기에 어느 정도 투자했는지를 말 말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두리뭉실합니다.
6. 투입되는 지방세 증가 비율도 중요하죠. 올해 본예산 대비 지방세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부서는 통합신공항건설본부, 경제국, 도시재창조국, 녹색환경국, 자치행정국인데요, 이 역시 토건개발산업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이네요?
예산적인 측면에서보면, 통합신공항 건설은 그야말로 토건사업이고요. 녹색환경국이나 도시재창조국도 개발사업들이 많습니다. 자치행정국은 청사관리나 인력관리, 행정운영경비, 민간단체지원 등이니까 소위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 지방비 투자는 인색한 것으로 보입니다.
7. 해당 부서에 시비 비율이 높다는 건 시에서 관심갖고 추진하는, 시책 사업이 많다는 뜻이죠. 부서별 예산 대비 시비 비율이 높은 부서는 어디 였습니까?
통상 대구시 부서를 지원부서와 사업부서로 나누는데, 기획조정실, 자치행정국과 같은 지원부서의 경우 인건비 등 일반공공행정 비용뿐만 아니라 사업비의 상당부분을 시비로 지출하고 있어 시비 비율이 90% 이상으로 대단히 높고요. 반면에 사업부서의 시비 비율이 높은 경우는 토건사업과 같은 국고보조사업 등에 매칭하는 지방비 비율이 높거나, 대구시가 볼 때 우선 투자 순위가 높은 대구시 자체사업이 많은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대구시 예산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복지국의 경우, 예상과 달리 시비는 29%에 불과해 국비 매칭사업을 제외하면 시비 자체사업 투자가 가장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고요, 여성청소년교육국의 경우도 시비의 63%를 교육청에 지원하고 나면 쓸 돈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8. 대구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경제 회복과 함께 안정적 방역 상황 유지와 완전한 일상회복을 최우선 순위로 잡았지만 한 예로 복지국의 시비는 29%에 불과하고 시비 비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복지 관련 예산이 생각보다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구시는 복지예산 부담으로 대구시 재정운영의 어려움을 기회있을 때 마다 토로했는데, 고작 29%인 6,261억만 투자하고 있었다는거죠. 교통국의 예산보다 3배 많은데, 시비는 교통국의 시비 6,336억보다 작았어요. 여성청소년교육국까지 확대하더라도 교육예산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시비가 많지 않아 상당히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9. 대구시는 현재 복지 대책과 복지 예산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본 걸까요? 현재 대구시가 위드 코로나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상대적으로 위드코로나의 최일선에 있는 시민건강국 예산은 그나마 시비가 올해보다 21.2% 증가한 반면 복지예산은 불과 10.3% 증가에 그쳐 코로나 상황에서의 획기적인 돌봄정책은 기대하기 힘들어졌습니다. 복지예산의 경우 자연증가분도 있기 때문에 올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10. 시민들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을 잘 써야 할텐데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 편성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대구시의회는 내년도 대구시 예산을 살펴보고 있는데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필요하겠죠?
대구시의회가 임기 중 마지막 예산심의를 하고 있으나 상호 견제기능이 미약하기 때문에 누이좋고 매부좋게 선거용 선심성 예산을 편성하고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지역구 개발사업이나 민원해결용 선심성 로비 예산, 민간단체 지원예산, 대규모 토건사업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 낼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11. 대구시 예산과 관련해 정리와 함께 향후 대구시 재정정책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 한 말씀 해 주신다면요?
이번 분석은 지방비를 분석해서 대구시의 재정투자 우선순위를 알아보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10조원 시대라 하지만 수입이 없으면 지출을 하고 싶어도 못하잖아요. 수입 부분이 뻥튀기 되거나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것은 아닌지 꼼꼼한 모니터가 필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일상회복과 경제회복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예산편성인지를 구체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지금의 예산편성기조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작년 대비 몇% 인상 보다 코로나 여파를 감안하여 제로 베이스에서 예산을 편성을 가감히 시도해야 합니다. 예산편성기조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12. 마지막으로 해마다 부실하고 방만한 재정 운영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당연히 필요합니다. 세입을 늘이는 것뿐 아니라 세출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한데요. 특히 민간단체 지원예산은 일몰제 등을 적용하고, 특혜성, 선심성, 행사성 예산은 과감히 삭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국비사업 유치는 없는지 따져서 시비를 필요한 곳에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