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봉제·시간외수당에 이어 주 52시간 인력충원 배제
아동그룹홈 종사자 차별 시정은 커녕 차별 심화
대구시는 차별적 종사자 처우를 즉각 시정하라
- 복지사업장 중 가장 열악한 아동그룹홈, 주 52시간 근무제 이후 더 열악
- 호봉제 없고 연장근로수당 없이 살인적이 주 70시간 장시간 노동
- 국가인권위 아동시설과 차별 시정 권고 무시
- 대구시 최대 8억이면 모든 문제 다 해결
- 공정을 내세우는 권영진 시장의 인재 육성에 아동그룹홈 아동은 있나?
주 52시간의 법정 근로시간,
왜 아동그룹홈 사회복지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가?
포용적 복지국가를 표방한다면서 아동그룹홈 종사자는 호봉제 미적용과 시간외수당, 가족수당 등에 배제된데 이어 주 70시간 내외의 가혹한 노동시간에도 어떠한 지원도 대책도 전무해 사회복지사업장 중 가장 열악한 상황으로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2021년 7월부터 사회복지시설에 적용되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대구시는 아동양육시설(93명)과 아동일시보호시설, 아동보호치료시설 등에 총 111명의 추가인력을 지원했다. 5인미만 시설인 지역아동센터에도 올 7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125개소 165명의 추가인력(8시간 근무, 2,020,000원/월)을 지원하고 있으나 아동그룹홈에는 추가인력을 배치하지 않았고, 현재 이에 대한 계획도 없다.
[표1]에서 대구아동그룹홈종사자의 주 근무시간은 평균 64시간이고 69시간대에 보육사 10명이나 있어 주 70시간의 살인적인 장기간 노동에 처해있음을 알 수 있다.
[표1] 대구 아동그룹홈 종사자 주 근무시간
<보육사 평균 64시간으로 조사되었지만, 주 70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노동에 처해 있다>
안 그래도 호봉제·시간외수당 미적용 등으로 사회복지시설 중 가장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아동그룹홈이 주 52시간 근로시간에서 배제된 이유는 5인미만 시설이며 국비지원시설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국비지원의 취지는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을 보호하자는 의미인데, 오히려 국비지원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은 배제하여 차별하고 있다. 더하여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아동복지의 큰 방향도 대규모시설에서 탈피하여 가정적인 양육환경을 선호하고 있음에도 어찌된 것인지 예산 지원은 시설의 규모에 비례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처우는 상식을 벗어나 말도 안 되는 더욱 열악한 수준으로 방치하고 있다. 과연, 아동그룹홈 종사자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가를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사회복지종사자 인건비가이드라인 미적용
시간외수당, 가족수당 등 미적용
4대보험, 퇴직금 등 미지원
주 70시간 살인적 노동환경. 종사자 처우 차별 더욱 심화
아동그룹홈 5인 미만 시설이라고 52시간 적용 배제
소규모를 지향하는 아동보호정책에 (지방)정부 역행
근로기준법에서 제외되는 상시 근로자 수 5인미만 사회복지시설은 아동그룹홈, 지역아동센터, 장애인주간보호시설 등이 있는데, 이러한 사회복지시설은 전적으로 국가보조금으로 운영되며 실질적인 운영주체는 정부와 지자체다. 특히, 아동보호정책의 일환으로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소규모시설인 아동그룹홈 종사자는 호봉제 미적용으로 인한 직급과 경력 불인정, 그로 인한 임금차별에 근로시간 가중까지 처우개선은 요원하다. 신입 사회복지사나 10년이상 근무한 사회복지사나 동일한 임금을 받는 차별적인 처우에도 묵묵히 복지를 담당해 왔지만, 주 52시간 근무제에서 인력충원마저 배제되어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들 정도로 암울하다. [표2-1]은 호봉제 미실시로 근속연수에 상관없이 기본급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달리 시간외수당, 퇴직금과 4대 사회보험마저 지원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지역아동센터에 한시적이지만 추가 인력의 인건비가 주5일 40시간(토, 일 제외) 근무에 2,020,000원이니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기본급(2백)과 노동시간(최대 주 80시간, 평균 64시간)을 감안하면 얼마나 처우가 열악한 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표2-1] 2021년 대구시 아동그룹홈 종사자 인건비 내역(현)-시간외수당 없음
* 근속년수에 상관없이 기본급 2백만원 지원, 대구아동그룹혐의회 제공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자격요건은 대규모 아동양육시설과 동일하다. 같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이며 동일한 업무를 감당하고 있다. 대규모시설보호가 아니라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아동이 자랄 수 있도록 한 아동그룹홈의 특성상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음에도 시설장과 교대 근무하는 보육사 2명이 감당해야 하는 업무는 거의 무제한급이다. 재무회계, 인사, 행정, 안전, 아동양육, 상담, 자립지원, 가사 등 모든 업무를 감당하며 2조 2교대 근무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합리한 근로환경에서 일하는 이유는 보호하고 있는 아동과의 관계 때문이다. 이는 종사자 개인의 희생에 기대고 있는 상황으로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의 희생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는 구체적인 대안이나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표2-2]와 [표2-3]은 아동양육시설과의 인금차별을 보여준다. 아동그룹홈 시설장 10호봉은 아동양육시설 10호봉과 비교하면 56%, 보육사는 69%에 불과하여 이 같은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호봉제와 시간외수당 도입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드러내고 있다.
[표2-2] 호봉제 적용 예산추계(아동그룹홈 시설장-아동양육시설 과장 대비)-시간외수당 20시간
[표2-3]
호봉제 적용 예산추계(아동그룹홈 보육사-아동양육시설 사회복지사 대비)-시간외수당 40시간
[표2-4] 「아동복지법」 제52조(아동복지시설의 종류)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소진은 결국 아동양육에 영항을 끼친다. 지금 아동그룹홈에 있는 종사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소진으로 아동양육시설로 이직하거나 이직을 고려하는데 누가 이 일을 하겠는가? 현재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처우를 보고 양질의 사회복지사가 일하려 하겠는가?
결국 사회복지종사자 인건비가이드라인 미적용으로 아동그룹홈은 아동양육시설 종사자에 비해 시설장 평균 59%, 보육사 평균 68%에 불과해 임금 격차는 심각하다. 근속연수에 따른 호봉제를 실시하지 않다보니 시설장과 보육사는 기본급 2백만원의 동일한 인건비를 받고 있고 시간외수당, 가족수당 등까지 배제되어 아동시설에 비해 월 70만원 이상 수당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평균 주 64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하지만 대가는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시정 권고를 대구시는 이행하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2019년 4월 4일 ‘공동생활가정(아동그룹홈) 종사자의 임금차별’ 진정에 대해 “평등권 침해에 의한 차별”이라고 보건복지부에 시정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생활시설)’을 아동복지법 제5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동생활가정 종사자에게도 적용하여 아동양육시설 종사자와의 임금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표3]. 그러나 아동그룹홈 종사자는 아직까지 대부분 사회복지사에게 적용되는 인건비 가이드라인도 적용받지 못하고, 각종 수당도 지급되지 않고 있어 그야말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
[표3]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 권고
* 진정인은 현재 대구아동그룹협의회 대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결정문에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03년 우리나라의 아동권리협약 이행에 대한 제2차 권고사항에서 ’공동생활가정(아동그룹홈)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대안양육시설 아동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의 기술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권고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의 전체 아동양육시설은 올해 7월부터 기존인력의 50%에 해당하는 추가인력 총 111명이 배치되었다. 한시적이지만 5인미만 시설인 지역아동센터에도 주40시간 근무에 165명을 배치하면서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기본급 수준을 지원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평균 주 64시간을 근무하는 아동그룹홈 종사자(보육사)는 더욱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주 70시간 가까운 근무를 하면서 연장근로수당은 없다. 이 문제에 대한 어떠한 대안도 없이 그냥 감수하라는 거다. 불합리하고 불공평하기 그지없다. 아동그룹홈에 대한 추가인력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처럼 아동양육시설과의 격차를 해소하기보다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인력 지원과 더불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가이드라인’ 적용은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절대절명의 과제가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열악한 근무환경에 사회복지사를 떠밀어 넣고 소모품처럼 소진해서 나가 떨어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구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고, 그 결과가 차별시정으로 나왔으면 가장 먼저 대구시가 인용해야 할텐데, 늑장대응으로 2년여의 시간을 허비했다.
타 지자체 호봉제 도입 등 인건비가이드라인 적용
대구에서 국가인권위 차별시정 했음에도 대구는 언제?
2012년부터 시행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의해 각 지자체는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대구시 2012.12.31. 제정). 이후 서울시 등은 지속적으로 단일호봉제 도입을 위한 대안을 모색했고 드디어 모든 시설에 적용하는 단일임금제를 현재 실시하고 있다.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임금차별 시정 권고가 나오자 다른 지자체는 빠르게 관련 당사자들과 논의하여 호봉제 및 수당제도, 사회보험 및 퇴직금 지원 등을 실시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전남이 호봉제를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이에 반해 대구시는 아동그룹홈이 가장 열악한 복지사업장임을 알면서도 작년에 명절수당이라며 1인당 200만원(100원, 2회, 총 8,800만원)을 지원한 것이 고작이다. 호봉제 미실시로 다른 사회복지시설에 적용하는 명절수당 120%의 기준선이 없다 보니 설과 추석에 각 100만원씩 지원한 것이다. 이것도 처음부터 대구시가 자체 예산을 수립한 것이 아니라 대구아동그룹홈협의회의 노력과 대구시의회의 요구로 예산심의과정에서 반영된 것이다.
[표4] 각 시도별 아동그룹홈 인건비가이드라인 적용현황 비교
대구시 이번 추경 아동그룹홈 종사자 처우 개선 제외
대구시 내년쯤? 그러나 호봉제 및 시간외 수당 도입 그때 가봐야
권영진 대구시장의 인재도시 육성에 아동그룹홈 아동은 아예 없다.
호봉제, 시간외수당 즉각 실시하고 인력을 확충하라!
다른 지자체는 아동그룹홈의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며 호봉제를 실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대구시는 크게 진전이 없다가 해당 부서에서 내년 본 예산에 아동그룹홈 처우개선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한다. 대구시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과 대구시 사회복지사 처우개선 조례에 의해 3년마다 실태조사를 하면서 그때마다 가장 열악한 아동그룹홈의 처우개선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제대로 반영한 적이 없다. 복지의 총괄 부서인 대구시 ‘복지국’은 아동업무가 자기 소관이 아니기에 복지국 소속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에만 관심을 가졌고, 아동업무 주관 부서인 ‘아동청소년교육국’은 별 성과없이 시간을 소비했다.
최근들어 처음으로 ‘아동청소년교육국’에서 아동그룹홈 종사자 등의 처우개선 관련하여 용역을 발주했고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우리는 용역 결과를 꼼꼼히 분석하여 이후 입장을 발표할 것이다. 아무튼 대구시는 내년 본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하지만, 처우개선과 관련한 예산을 어떻게 예산부서에 요구했는지 당사자들도 모르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30일 민선7기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수천억 이상이 소요되는 토건사업의 성과를 나열하면서 대구형 신복지 패러다임을 창조했고 사람을 키우는 매력적인 인재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권영진 시장이 말하는 신복지 패러다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키우는 매력적인 인재도시에 아동그룹홈 종사자와 아동은 없는 듯 하다. 인재도시 육성을 말하면서 이들에게 언제까지 희생을 강요할 건가? 앞에서는 공정과 능력주의를 내세우며 마치 공정한 것처럼 말하지만 아동그룹홈 아동에게는 그럴 기회조차 제대로 주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인권위의 권고처럼 평등권 침해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신복지 패러다임, 인재도시 육성은 가당치도 않아 보인다.
이에 우리복지시민연합과 대구아동그룹홈협의회는 장기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호봉제, 시간외 수당 미적용 등으로 복지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는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의 즉각적인 호봉제 실시와 인력 확충을 대구시에 강력히 요구한다. 이제 아동그룹홈은 더 이상 졸라맬 허리조차 없다.
대구시는 더 이상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에게 희망고문을 시키지 마라. 대구시는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에 대해 분명하게 확답하라.
2021년 7월 12일
우리복지시민연합 / 대구아동그룹홈협의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