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사회적경제(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19가 사회적경제에 미친 영향를 살펴보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전망해 본다.
1. 자기 소개와 사업장 소개를 간단하게 하면?
박진영 : 대구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대구지역 사회적경제조직의 연대와 성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고 사회가치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양하수 : 대구 달서구 이곡동을 기반으로 농산물유통, 반찬을 가지고 지역 활동을 하고 있는 우렁이밥상협동조합의 이사장이다. 처음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2004년 활동을 시작한 엄마들이 2013년 아이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또 다른 모색으로 농산물 유통과 반찬을 만들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설립하였다. 우렁이밥상이라는 조합명을 통해 “느리지만 정성스럽게”, “한 가족” 같은 마음으로 건강한 친환경·유기농 반찬(농산물) 제공과 판매, 및 로컬푸드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진병철 : 대구 동구 반야월 지역에서 청년 및 지역주민과 함께 문화예술 활동을 10여 년째 하고 있는 지역문화공동체 대표를 맡고 있다. 복지를 전공했지만, 노는 것을 좋아하여 이곳까지 와 있다~
2. 각자 생각하는 사회적경제 활동의 가치는?
박진영 : 일상의 경제는 생산과 소비, 분배와 교환의 영역이 있다. 우리는 단순히 수익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 수 있다. 일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회사를 만들거나, 소비하는 사람들끼리 공동구매를 해서 비용을 낮출 수도 있고, 수익보다는 고용을 위해 운영하는 기업, 경쟁만이 아니라 협력해서 일하는 방식 등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경제의 활동과 가치라고 생각한다.
양하수 : 사회적경제는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협동조합을 통해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생각을 모으고 함께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사회적경제는 결국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청년, 함께하는 사람들 또한 성장하고 나아가게 한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가치를 가지고 지속가능할 때 더욱 더 빛을 발하는 조직이다.
진병철 : 자본주의 기본 가치인 “자유와 경쟁”은 필연적으로 방종과 도태 즉, 여러 가지 사회문제와 빈부격차를 낳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자본이 아닌 사람 중심 경제체계로서 협동, 상생, 연대에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3. 코로나19 유행이 2년째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박진영 :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서비스 중심의 사회적경제 조직은 대부분의 사업이 종료되거나 연기되면서 굉장히 힘들어졌고, 동시에 디지털화가 가속화되어 플랫폼 관련 일자리는 많이 늘어났다. 물론 플랫폼 관련 일자리는 대체적으로 안정성이 더욱 나빠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산업별 규모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 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해결을 위해 새로운 사회·경제적 방역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양하수 : 우렁이밥상은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서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굉장히 높아졌다. 성서공단의 쓰레기소각장과 서재 소각장을 인적에 두고 있어 환경에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몇 년 전에는 성서공단에 폐목재소각장 반대 거리서명전 등을 했다. 매년 행사에도 일회용 사용 금지, 접시, 담을 그릇 들고 오기 등 나눔 일에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운동을 전개했고, 어려운 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여왔다.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활동과 음식 나눔 활동을 하고, 타지에서 오는 구호물품을 지역의 자영업자, 이주노동자 단체, 마을주민 등에게 나누는 거점 활동도 하였다. 결국, 공동체가 잘 형성된 곳은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가 복지영역의 작은 활동을 하는 셈이다.
진병철 : 정말 많은 부분이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비대면 경제활동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빈부격차, 교육불평등, 환경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기존 대면으로 진행하던 문화예술 공연 및 교육 활동은 거의 사라져 많은 문화예술 단체가 힘들어하고 폐업하였다. 단체가 문 닫게 되자, 개별 문화예술인들은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4.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새로 시도한 것은? 그리고 결과는?
박진영 : 우선, 기업들의 디지털화를 위한 역량 강화 및 진출을 위해 많은 지원을 했다.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 및 서비스 개발, 기존 온라인 시장 연계 및 신규 온라인 시장개발 등에 대한 사업을 진행했다. 동시에 코로나 19의 장기화, 디지털화의 가속화에 따른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되고 있어 다회용기 등 환경문제와 관련한 사업개발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양하수 : 코로나 상황에 면대면 활동을 어려워하는 분들께는 2만원을 구매하면 2천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퀵비(대구 전역으로 퀵 배송)를 지원했다. 한 달 정도면 끝날 줄 알고 시행했는데 2~3달이 넘어가면서 일시적인 지원에서 지속적인 지원으로 변경하여 3만원에 2천원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우렁이밥상은 친환경농산물과 첨가물이 없는 nonGMO, 국산, 무항생제 육류, 양념류는 생협 단위에서 구매해오다 보니 수익 창출은 못하지만, 감수하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진병철 : 우리 조합은 교육서비스, 공연서비스가 주력이다. 작년 코로나 이후 비대면 서비스 문의가 부쩍 늘었다. 다행히 영상 컨텐츠 팀을 꾸려 발 빠르게 대응했다. 사회적경제 문화예술교육 플랫폼 “상생에듀”로 학교문화예술교육에 대응했고, 마술을 메인 컨텐츠로 하는 흡연예방, 진로직업 영상 컨텐츠를 개발하여 교육불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는 새로운 비전을 찾게 되었다.
5.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기업 등이 증가하고 고용과 임금이 올랐다는 뉴스에 대해?
박진영 : 업종별 기업별 상황과 환경은 다양하다. 관계성에 기반한 사업은 매출이 대부분 증가했다. 로컬푸드 매장, 반찬가게 등은 기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로 대형마트로 가는 발걸음을 돌리고 있고, 방역관련 사회적경제 조직들도 매출이 늘어 상대적으로 고용이 증가했다. 다만 서비스업 기준 기업들은 매출 타격이 아주 컸다.
양하수 : 새로운 가치를 가진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경제는 증가할 것이고, 실제 우리마을 이곡1동에만 사회적경제(마을기업)가 7곳이다. 고용은 우리도 시작보다 늘었다. 매일 반찬을 직접 생산하여 직접 다양한 요리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수익 창출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소중히 하는 일을 놓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에서 매년 5% 정도 임금인상과 노동의 강도를 같이 조율하여 길게 함께 활동하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금을 더 많이 인상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힘들어 항상 죄송하다.
진병철 : 아무래도 청년일자리와 관련된 정부시책의 효과로 보인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그에 상응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지원 정책도 따라와야 한다. 사회적기업의 증가는 사회적경제 시민 인식 제고 및 활성화 차원에서는 장려되어야 하나 부정적 사례를 줄이기 위한 꾸준한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6. 위드 코로나 준비 상황은?
박진영 : 위드 코로나와 더불어 비대면 사회로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의 디지털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위드 코로나로 가속화되는 환경문제, 관계성 회복을 위한 신규 사업을 개발하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위기는 업종별 규모별 양극화의 새로운 원인이 되고 있어 사회적금융을 조직하여 연대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양하수 : 온라인 마켓을 고민하며 공부하고 있다. 우렁이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어떤 색깔을 담아야 할지, 9년 동안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마을공동체의 활동을 확인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더욱더 마을로, 더욱더 밀접하게 공동체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보았다. 위기에 더욱 빛나는 마을공동체. 앞으로 공동체 가치를 가진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경제는 증가할 것으로 본다. 함께 연대하고 협동하고 공유하면서 천천히 변화에 발맞춰 가면 되리라 본다.진병철 : 문화예술협동조합이다 보니, 사실 작년부터 상당한 고민과 혁신의 과정이 있었다. 영상분야로의 새로운 도전, 협동과 상생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대구사회적경제 온라인 플랫폼 “사기충전” 구축을 준비 중이다. 위드 코로나를 대비하여 예쁜 플리마켓 운영을 위한 장비임대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7. 가치와 경영이 충돌할 때 극복 방안은?
박진영 : 일상이 충돌이다. 기업의 지속성을 위한 지원과 사회적가치를 강화해야 할지, 주류경제 등 타영역과 협력해야 할지, 차별화를 해야 할지 등 경계지점이 늘 존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거나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결정해 나가는 것이 극복 방안이다.
양하수 : 상대적으로 국산 농산물은 원재료 가격이 높다. 그렇다고 판매 금액을 올리면 고객의 지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을 정해서 인상을 하지 않고 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 참기름은 특히 가격이 작년 2달간 이어진 장마에 가을 수확량의 감소로 가격이 상승했다. 그 전부터 수입 참기름을 사용하자는 얘기가 회의 중에 나왔으나 반대의견이 높아 시행하지 않았다. 문제가 생기면 토론과 회의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내어놓고 잘 극복해왔다.
진병철 : 우선 가치와 경영이 충돌한다기보다, “가치와 효율이 충돌할 때”로 읽고 싶다~ 왜냐하면 “사회적기업가” 자체가 가치경영을 하는 사람이라고 저 스스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디테일 하게는 가치와 매출이 충돌할 때, 매번 겪는 일이지만 참 쉽지 않은 결정 과정이다. 저 또한 왔다 갔다 흔들리면서 성장하고 있다. 사회적기업가라면 사회적가치(미션)에 대한 질문을 놓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극복 방안은 없고. 술?
8.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박진영 : 위드 코로나로 인해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이 쉽지 않다. 다만 양극화의 가속화, 디지털화로 인한 공동체성의 약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더욱 표면화될 것이다. 새로운 위기를 협력해서 해결하는 문화가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결과적으로 사회적경제가 새로운 경제방식 및 경제영역으로 이해되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양하수 : 코로나가 위기인 건 맞지만, 우리는 서로 의지하고 지지해주는 지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위기가 위기가 아니었다. 기후위기, 환경 등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지만, 그때마다 피하지 않고 함께 곁을 지켜준 분들이 있었다. 혼자가 아니다.
진병철 :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우리나라 방역을 믿고 위드 코로나를 빠른 시간 내에 맞이했으면 좋겠다. 서로 눈 마주치고 웃으며 모두가 함께 복지국가의 비젼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우리복지시민연합 화이팅!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1년 10월호 통권 28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