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거기 직원들 휴식했으니, 이제 좀 일해야죠? 거기가 존재가치가 있나요”
“4월 6일부터 개관하라는 공문을 오늘 쓰는데, 예방조치와 확진자 발생 시 단체에서 알아서 방안을 찾고 책임져야...”
대구시청 보건복지국 장애인복지과에서 4월 3일(금) 한 장애인단체만 꼭 찍어서 주간보호센터 개관을 지시하듯 말한 모욕적 갑질 발언의 요지다.
코로나19로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대부분 사회복지시설이 휴관 상황에서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대구시가 정부의 방침을 위배하면서까지 특정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주간보호센터만 개관을 지시한 이번 사건은 코로나 정국에서 드러난 대구시 공무원의 대표적 갑질 행위다. 대구시는 해당 단체가 강력히 항의하자 문제가 크게 불거질 것을 우려해 당일 사과하며 없던 일로 마무리하려 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한두 명 공무원의 일탈이 아니며,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일은 더욱 아니다.
더군다나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는 4월 1일자로 휴관기간 연장을 권고하는 공문을 대구시에 보냈고, 대구시는 이 공문을 4월 6일 해당 기관들에 보냈다. 이 공문을 복지부로부터 수령하여 해당 기관에 보낸 곳은 다름 아닌 이번 갑질사건을 일으킨 대구시의 같은 부서다. 이 공문에는 휴관 권고시설에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이 분명히 있으며, 휴관 권고기간도 운영재개 권고 통보시까지 되어 있다.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대구시는 4월 3일 갑질 행위를 한 것이어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단체의 한 관계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희망원 장애인거주시설 폐쇄 방침에 따라 최중증발달장애를 지닌 분들의 지원대책을 대구시가 의뢰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일해왔고,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마스크 및 소독제 전달 등 현장지원을 계속해 왔고, 정부가 권고한 안전거리를 지키려면 이용자 9명만 프로그램실에 있어야 해 운영이 불가능함에도 대구시가 대책없이 개관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대구시의 갑질 지시는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에 근무하면서도 소규모 집단감염 우려 등 코로나19 정국에 대한 종합적 몰이해는 물론 장애인들의 자가격리와 확진 등으로 발생한 의료전달체계, 돌봄의 부재와 치료의 한계 등을 극복하고자 장애인단체와 대구시가 불철주야 노력한 것에 대한 전면 부정이다. 또한, 대구시가 미흡하지만 전염병 대응 장애인 매뉴얼을 만들도록 노력한 장애인단체와 공무원들의 노력마저 허무하게 만드는 갑질 행위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해당 부서의 갑질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문책할 것을 대구시에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노고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공무원과 부서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이제껏 거기 부서 공무원들 뭐했어요. 이제 좀 제대로 일해야죠. 갑질 행위만 할 줄 알지, 존재가치가 있나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하는 것 없이 기름만 붓고 있으니, 이제 정신 좀 차려 제대로 일 좀 하고 책임을 떠넘기지 맙시다”
2020년 4월 6일
우리복지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