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 10곳 중 7곳 납 기준치 초과. 최고 130배 고위험 학생들의 혈중 납 농도 선별검사 실시 요구
▲ 대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의 사용을 금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트랙에는 안전띠가 설치되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았다.
출처 : 오마이뉴스 ⓒ 조정훈
대구시교육청은 6월21일 학교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134개교(초 78교, 중 25교, 고 27교, 특 4교)에 대한 유해성 중금속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 71.6%인 96교(초 53교, 중 21교, 고 20교, 특 2교)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인 KS기준 90㎎/㎏를 초과했다. 10곳 중 7곳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이다.
KS기준이 제정되기 전인 2011년 4월 이전에 조성된 84개교 중 95%인 80개교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특히 KS기준 제정 후 설치된 50개교 중 32%인 16개교도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지 오래된 학교일수로고 대체적으로 납 검출량이 많았다.
학교별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대구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대청초(2002년 12월 설치)는 기준치의 130배가 넘는 11,700㎎/㎏이 검출되었으며, 다음으로 대구동부고(2011년 1월)는 60배 넘는 5,415㎎/㎏, 서남중(2002년 12월) 4,737㎎/㎏,, 동도중(2009년 1월) 4,567㎎/㎏, 조일로봇고(2006년 3월) 4,139㎎/㎏ 순으로 나왔다. 대구시교육청은 검사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는 학교에 대해 사용중지와 아울러 보온덮개 또는 부직포를 덮고 우레탄 트랙의 각 층별 유형별 검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학생 건강문제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어...
전국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 중금속 검사 과정에서 대구시교육청은 늑장, 졸속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대구시교육청이 세월호 사건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교육안전담당관까지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대응을 해 왔다는 지적이 많았다. 6월8일 중간검사 결과 발표때에도 학교명단 발표를 미루다가 여론에 밀려 뒤늦게 학교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대구시교육청의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 결과에서 납 범벅 우레탄 운동장을 이용한 학생들의 건강권 문제에 대해 한마디의 언급조차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과 전교조 대구지부는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납 검출량이 높은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노출 우려가 높은 위험군을 선별하여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유해환경 유인을 낮추고 학생들의 노출경로를 차단할 보건의료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할 대구시교육청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경미한 혈중 납 농도라도 학습과 행동에 영향, 혈중 납 농도 선별검사 필요성 제기
이에 대해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성장기 아동들은 성인보다 납을 쉽게 흡수하여 손상에 더욱 민감하고, 납 중독은 증상이 시작되면 완치되기 어려운 ‘비가역적’ 질환이기 때문에 즉각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레탄 트랙에서 납이 다량 검출되었으면 가장 중요하게 우선해야 조치는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것임에도 대구시교육청은 아무런 추가 안전조치가 없다고 비난했다.
환경적으로 유해한 중금속인 납은 고농도 뿐 아니라 저농도라도 노출이 지속되면 아동들의 인식 및 신경정신학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납 노출이 비단 학교운동장의 우레탄 트랙 뿐 만 아니기에 대구시와 공동으로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납중독 위험이 높은 지역 거주 학생들에 대해 혈중 납 농도 측정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
서울특별시의회의 용역으로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가 수행한 ‘아동의 혈중 납 농도 선별검사제도 도입 및 납 중독 예방을 위한 자치법규 제정 방안 연구(2010년)를 보면, 1991년 미국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납의 혈중 위험농도를 10㎍/㎗까지 낮추었고, 영국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는 저농도(5~10㎍/㎗)라고 해도 학습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5㎍/㎗로 낮출 것을 주장하였으며, 미국 듀크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센트럴 주립대 연구에서는 2㎍/㎗ 정도의 경미한 혈중 납 농도라 할지라도 아동의 학업성취도 및 인지능력, 이상행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교육수도 대구’ 홍보비로 한해 몇 억을 쓸 때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대구시교육청이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이다. 납 범벅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는 데에도 예산문제로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에서 단순히 사용을 못하도록 하는 조치로는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
납 검출량이 높은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생활환경 등을 고려한 고 위험군에 대한 선별검사를 통해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만이 불안을 해소시킬 유일한 대안이다.
한가하게 ‘교육수도 대구’ 홍보비로 몇 억을 쓸 때가 아니다.
<첨부> 대구시교육청,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 결과 학교별 현황
성명
[성명] 대구시교육청은 중금속에 노출된 모든 학생들에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대구시의회는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하라.(6.10)
[공동성명] 대구시교육청은 고위험 학생들의 혈중 납 농도 선별검사를 실시하라(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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